아파트 막히자 오피스텔로 몰린다…중대형 평수 중심 신고가 행진
언론기사2025.11.03
정부 부동산 규제가 이어지면서 아파트처럼 활용할 수 있는 중대형 오피스텔로 수요가 쏠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 9월 서울 시내의 한 부동산 앞에 오피스텔 가격 안내문이 붙어 있는 모습./뉴시스
지난달 30일 서울 양천구 현대하이페리온 오피스텔 전용 137㎡가 29억7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 6월 27억5000만원에 거래되던 오피스텔이 4개월 만에 2억원 넘게 뛴 것이다. 이 오피스텔은 같은 달 17일에도 전용 83㎡가 16억3000만원에 팔리며 최고가를 다시 쓰기도 했다. 이 밖에도 지난달 강남구 타워팰리스 오피스텔 전용 128㎡가 32억원에 거래되는 등 중대형 오피스텔을 중심으로 신고가 경신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6·27 대출 규제부터 10·15 대책까지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쏟아지면서, 서울 아파트에 쏠려 있던 투자 수요가 오피스텔로 이동하고 있다. 오피스텔은 건축법상 비주택으로 분류돼 주택을 겨냥한 정부 규제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이 때문에 오피스텔이 아파트의 대체재로 떠오르면서 거래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오피스텔은 임대 수익을 거둘 수 있을 뿐 아니라 주거로도 활용할 수 있어 ‘꿩 대신 닭’으로 오피스텔을 선택하는 젊은 층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라며 “규제 풍선 효과뿐 아니라 일부 조건을 만족한 오피스텔을 사면 청약 시 무주택으로 인정해주는 등 혜택도 있어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아파트 대체재로 떠오르는 오피스텔

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서울의 오피스텔 매매 계약은 1만655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9170건) 보다 16.2% 증가했고, 2023년(7287건)과 비교하면 46.2% 늘어난 것이다. 거래 신고 기한이 남아 있는 만큼, 10월 실거래 건수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아파트의 대체재로 오피스텔을 찾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비교적 면적이 넓은 중대형 오피스텔 거래도 늘어나고 있다. 올해 10월까지 매매 계약된 오피스텔 중 85㎡ 초과 중대형 오피스텔 계약 건수는 350(3.3%)건으로, 2021년(410건)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오피스텔 매매 가격도 상승세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오피스텔 평균 매매 가격은 10월 3억418만원으로 나타났다. 2023년 1월(3억423만원) 이후 최고치다. 오피스텔 평균 매매 가격은 올해 상반기까지 2억9000만원 선을 유지했지만, 지난 6월부터 정부 부동산 규제가 본격화되며 3억원을 돌파한 뒤 상승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오피스텔 시장의 가격 전망을 판단할 수 있는 임대 수익률 역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10월 서울의 오피스텔 임대 수익률은 4.82%로, 지난 2018년 3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지난 2022년 8월 바닥을 찍은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하며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규제 피한 오피스텔, 가격 상승 이어질 것

오피스텔 수요가 늘어나는 가장 큰 이유는 아파트를 겨냥하고 있는 정부 규제가 오피스텔에는 닿지 않는다는 점이다. 정부가 10·15 대책으로 고가 주택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더욱 조이면서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었지만, 오피스텔은 여기서 제외됐다. 여전히 담보인정비율(LTV) 7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고, 갭투자(전세 낀 매매)도 가능하다. 실제로 공인중개사무소에 올라온 고가 오피스텔 매물 중 ‘세 안고 거래한다’는 것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양천구 공인중개사는 “그동안 아파트에 비해 오피스텔의 가격 상승세가 저조했는데, 규제 이후 매수 문의가 몰려오며 거래가 늘어나는 분위기”라고 했다.

오피스텔의 가격 상승세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아파트의 완전한 대체가 될 수는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지금은 정부 규제로 인한 풍선 효과로 오피스텔로 한동안 수요가 쏠리겠지만, 향후 정부 규제가 힘을 잃어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다시 높아지면 오피스텔 수요가 감소하는 등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