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거주 안해도 돼” 경매 나온 98억 압구정현대, 100억대로 신고가 쓸까[부동산360]
언론기사2025.11.05
전용 196㎡ 매물 경매 시장에 나와 업계 관심
실거주 예외로 비수도권 현금부자들 응찰 가능성

압구정현대 6,7차 단지. [네이버 로드뷰]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국내 최대 부촌으로 손꼽히는 압구정현대아파트에서 시세 98억인 한 매물이 경매에 등장했다. 토지거래허가제로 인한 실거주 의무가 없어 경매에서 100억이 넘는 낙찰가를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5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압구정 현대 6,7차 80동 전용면적 196㎡(65평형) 한 채가 오는 13일 경매를 앞두고 있다.

압구정에서도 한강변 핵심 입지로 평가받는 3구역에 속한 이 매물은 감정가인 79억3000만원부터 입찰을 시작할 예정이다. 집주인이 약 5억원의 빚을 갚지 못해 경매에 나온 이 물건은 토지거래허가구역 관련 규제로부터 예외로 간주돼 실거주 의무(2년)를 적용받지 않는다. 바로 전세 세입자를 구할 수 있고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의무도 없다.

집주인은 소유권을 2003년 이전한 조합원으로 추정된다.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은 조합 설립 이후 조합원 지위 양도가 원칙적으로 제한되지만 단 금융기관에 대한 채무불이행에 따른 경매와 공매에서는 지위 양도가 가능하다.

강은현 법무법인 명도 경매연구소장은 “근저당권자가 은행이고 근저당권을 양수받은 유동화전문회사가 임의경매 신청자가 보여 조합원 지위 양도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조합이 설립된 재건축 단지 물건의 응찰자는 조합 측에 지위 승계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물건은 집주인이 3명의 공동명의자라는 게 특징이다. 일각에서는 일반 매도 대신 경매를 통한 매각을 전략적으로 선택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감정가 대비 채권액이 크지는 않아 변제 가능성도 없진 않지만 실거주 의무 등 규제로 매수 자체가 쉽지 않은 매물인 만큼 경매를 통해 처분하려는 의도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낙찰자가 보증금을 납부했더라도 잔금 완납 전 채무 전액을 갚으면 경매를 취하할 수 있어 거래 가능성을 보고 집주인은 처분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 셈이다.

“10·15대책 이후 초고가주택 대기자 음직임 드러날 것”

10·15대책 이후 25억 이상 서울의 고가 아파트의 경우 부동산 시장에서 실거주 요건, 자금조달계획, 대출 규제 등을 받아 거래가 위축된 상황이다. 경매는 이 같은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워 자금력 있는 외국인 등도 응찰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

네이버 부동산에 따르면 현재 같은 면적의 동일 물건은 105억(저층, 급매 기준)부터 130억원까지 호가가 형성돼 있는 만큼 업계에서는 100억이 넘는 매각가가 나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이 평형의 최고가는 지난 8월 거래된 103억원(79동, 8층)이다.

실제 압구정현대에서는 올해 경매가 진행된 건들은 모두 감정가를 웃돌아 낙찰됐다. 지난 5월 진행된 79동 전용 196㎡ 한 매물은 감정가(72억원) 대비 30% 높은 93억7000만원에 새 주인을 만났다. 압구정현대 1,2차인 21동의 저층 매물 또한 감정가 대비 8% 높은 67억8000만원에 매각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실거주 예외 조건을 고려한 비수도권 지역의 현금 부자들이 응찰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강은현 소장은 “경제적 여유가 있는 비수도권 현금 부자들이 자녀를 위해 사두는 등 합법적인 갭투자를 할 수 있는 물건”이라며 “10·15 대책 이후 강남의 고액 아파트 거래 대기자들의 움직임을 볼 수 있는 상징적인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해당 물건이 포함된 압구정3구역은 2021년 조합설립을 받은 뒤 재건축을 추진, 이달 2일 최고70층 5175가구로 탈바꿈하는 정비계획안이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했다. 다만 일부 토지 소유주로 서울시, 현대건설이 포함된 것이 뒤늦게 알려져 소유권 관련 법적 분쟁이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