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의 압구정” 은행 VVIP 고객은 ‘외국인의 성지’ 성수로 간다[부동산360]
언론기사2025.11.06
KB WM센터 VIP와 성수 상권 탐방
주거, 오피스, 상권 모두 갖춰
대기업의 공격적 투자로 밸류업 가능

지난 31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KB국민은행의 ‘올해의 상권 탐방’이 진행되고 있다. 홍승희 기자

“서연무장길의 건물은 지난 4월 토지평당가가 2억4900만원에 거래됐지만, 8월에는 3억4500만원에 팔렸어요. 4개월만에 1억원이 오른거죠. 지금도 항상 신고가를 경신 중이라 시세를 알기가 힘듭니다”KB국민은행 관계자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서울 성동구 성수동 상권으로 자산가들의 시선이 옮겨가고 있다. 무신사와 크래프톤 등 기업이 들어서고 외국인 관광객이 몰려들면서, 주거지와 상권, 오피스를 골고루 갖춘 ‘강북의 압구정’으로 지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주택 시장 규제로 아파트 투자가 어려워진 것도 자산가들의 성수 투자 수요 확대를 가져오고 있다.

외국인까지 끌어와야 ‘힙한 상권’ …성수, 올 상반기 외국인 카드 결제액 226% 증가

6일 부동산금융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 WM(자산관리)추진부는 최근 약 30여명의 VIP 고객을 대상으로 성수에서 ‘올해의 상권 탐방’ 현장투어를 진행했다. 자산가들의 투자 관심도를 가장 가까이서 읽는 이들의 성수 탐방은 그만큼 돈이 성수로 몰리고 있음을 뜻한다. 이날 투어는 ▷서연무장 ▷동연무장 ▷젠틀몬스터·크래프톤 부지 ▷성수전략정비구역·무신사 부지 등 네 개 섹터로 구분돼 진행됐다.

지난 31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KB국민은행 WM추진부의 ‘올해의 상권 탐방’ 현장투어가 진행되기에 앞서 설명회가 진행 중이다. 홍승희 기자

이날 투어에 참석한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말 그대로 ‘힙한 상권’이 되기 위해서는 이제 글로벌 고객까지 같이 끌어와야 한다”며 성수가 국내 방문 외국인에게 매력적인 장소가 된 것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내국인 만으로는 경쟁력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실제 성수는 외국인들 사이에서 ‘입장료 없는 테마파크’로 불리며 필수 관광지로 꼽힌다. 올해 상반기 성수동 외국인 카드 결제액은 1315억원으로 국내 지역 중 가장 높은 226.3%의 증가율을 보였다.

앞에는 한강, 뒤로는 상권…성수, 압구정과 닮았다

1만여 세대가 입주 예정인 성수전략정비구역까지 완성되면 성수가 차세대 압구정으로 자리 잡을 거란 분석도 나온다. 노시태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미래 슈퍼스타는 압구정·반포·한남·성수”라며 “강남은 만들어졌고, 성수와 한남은 선택받았다고 한다. 성수가 그만큼 입지가 좋고 잠재성이 좋아 이런 말이 나오는 거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압구정이랑 많이 닮았다”며 “압구정은 한강을 끼고 뒤에 압구정로데오, 청담 상권을 누리면서 업무 시설 접근성이 되게 좋은데 성수전략정비구역 또한 정면으로 한강을 바라보고 뒤에 성수 상권을 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 성동구에서 유명 아이돌 팝업스토어가 열리고 있다. 홍승희 기자

약 두 시간 가량 진행된 이날 투어에에선 건물 매각사례를 두고 자산가들의 관심이 쏟아졌다. 2021년까지만 해도 성수에는 가격이 100억원에 미치지 않는 건물이 흔했다. 준공 후 50여년 된 건물을 명도 조건으로 매입해 증축·개조하면, 높은 가격에 되파는 ‘밸류업’이 가능했던 것이다. 구체적으로 서연무장길에서 2021년 9월 73억원에 팔린 한 건물은 새 인테리어 후 4년이 지난 2025년 3월, 213억원에 재매각됐다. 시세차익이 약 140억원에 달한 것이다.

이미 값이 많이 올랐지만, 성수 매물 가격은 계속 상승하고 있다는 게 자산관리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KB국민은행 WM관계자는 “서연무장길은 화장품 브랜드 아모레퍼시픽의 팝업스토어가 있어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라며 “최근 토지평당가가 3억원을 기록한 이후 모든 건물의 매물 호가가 평당 4억원까지 치솟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성수동2가에는 아직 50억원대로 나온 주택 용도의 건물이 있는데, 이를 매입해 리모델링을 통한 재매각을 고민해볼 수도 있다고 전했다.

무신사·크래프톤 등 기업도 ‘성수’로 향한다

대기업의 공격적인 투자도 진행 중이다. 일찍이 성수에 사옥을 세운 대형기획사 SM을 시작으로 패션플랫폼 기업 무신사는 지난 2019년 처음으로 동부자동차서비스 부지를 사들여 ‘무신사 캠퍼스 E1’으로 탈바꿈했다. 지난해에는 마스터자산운용에 1150억원에 매각한 뒤 임차로 들어가는 ‘세일즈 앤 리스백(매각 후 임차)’ 전략으로 성수 내 지분을 넓히는 중이다. 약 2500평에 달하는 옛 CJ대한통운 부지 역시 약 460억원에 매입해 ‘무신사 스토어 성수’로 거듭날 예정이다.

지난 10일 아이아이컴바인드가 개관한 성동구 성수동의 신사옥. 홍승희 기자

게임사 크래프톤 역시 2023년 토지 자사에만 3032억원, 지난해에는 76억원을 추가 투자했다. 현재 성수동 일대에 건물 7개를 보유하고 있으며, 옛 이마트 부지에는 2027년 준공 목표로 약 2조원 규모의 복합개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선글라스 브랜드 ‘젠틀몬스터’를 운영하는 아이아이컴바인드는 신사옥 부지를 지난 2018년 266억원에 매입해 지난 10월 지하 5층~지상 14층 규모의 신사옥을 개관했다.

“패션플랫폼 기업 무신사가 성수를 넘어 서울숲 상권에 있는 꼬마빌딩까지 사 모으고 있다는 소문이 들립니다. 게임사 크래프톤은 본사가 이전한 뒤 계열사 입주를 위해 성수에 7개 부지를 샀어요. 이른바 ‘성수동 디벨로퍼’로 활동하고 있죠”인스타그램 계정 ‘성수교과서’ 운영하는 박진우 대표
다만 최근에는 임시 매장을 뜻하는 팝업스토어가 성수 일대에 유행하면서, 매장이 열리지 않을 때 발생하는 공실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팝업스토어 대여료가 나날이 높아지다 보니 임대료가 함께 오르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지적되기도 한다.

박진우 대표는 “성동구청에서도 성수 상권이 너무 빠르게 성장하는 데 대해 기업, 주민과 함께 지속 가능한 상권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