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視角] 주식과 부동산 그리고 투자
언론기사・2025.11.06
김병덕 건설부동산부장코스피지수 4000시대다. 올해 개장일 2400을 밑돌던 지수가 불과 10개월 만에 70% 넘게 급등하며 한국 증시 역사상 한번도 보지 못한 숫자를 썼다. 축하할 만한 일이다. 여러 가지 해석이 있지만 올해 코스피 상승의 원인으로 이재명 정부의 증시 부양의지를 지목하는 사람이 많다. 역대 대통령들이 대선 과정에서 '코스피 3000 시대''코스피 5000 시대'를 장담했지만 당선 이후 큰 관심을 두지 않았던 것과 달리 이번 정부는 증시 부양에 대한 실질적인 정책이 뒷받침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재계의 강력한 반대에도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를 담은 상법개정안 시행이 확정됐고, 여당은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후속 법안도 밀어붙이는 상황이다. 여기에 배당소득을 분리과세하는 방안도 추진하는 등 한마디로 온 국민에게 '증시를 끌어올릴 테니 주식을 사라'고 독려하는 모양새다. 정부가 두 팔을 걷고 나선 증시 부양책의 대척점에는 부동산이 있다. 이재명 정부는 출범 이후 4개월 만에 세차례에 걸쳐 굵직한 부동산 정책을 발표했다. 6월 27일 발표한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 9월 7일의 '주택공급 확대방안', 10월 15일에 나온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이다.
가장 먼저 나온 6·27 대책은 대출을 최대한 막았다. 수도권·규제지역에서 주택구입 목적 주택담보대출 최대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했고, 전세를 끼고 집을 살 때 내 주던 '조건부 전세대출'은 금지했다. 2주택 이상 보유자는 주택담보대출 자체를 막아버렸다. 시장의 평가는 박했다. 공급에 대한 청사진 없이 일방적으로 대출을 조이면 어떻게 하느냐는 불만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초미의 관심 속에 9·7 공급대책이 나왔다. 5년간 약 135만가구, 연평균 약 27만가구 착공을 제시했다. 특히 공공이 주택공급을 주도하겠다며 패러다임 변화를 예고했다. 도심 노후시설·유휴부지 활용, 정비사업 규제완화 등도 담았다. 시장의 반응은 당장의 공급 부족에 대한 불안을 진정시키기엔 역부족이라는 불만이었다. 문재인 정부의 공급대책인 3기 신도시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공급대책 발표에도 집값 상승세가 식지 않자 10월 15일에는 거래 자체를 규제하는 파격 정책을 내놨다. 서울 모든 자치구와 경기 12개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 등 삼중 규제로 묶어 버렸다. 그 결과 지금은 서울에서 아파트를 사려면 관할 구청장에게 허가를 받아야 한다.
대출 제한에 거래허가제까지 더해지면서 시장은 일단 숨죽인 듯 조용하다. 내 돈으로 집을 살 능력이 되는 현금 부자들에게는 큰 영향이 없어 보이긴 하지만 말이다.
주식을 권하고 부동산 거래를 옥죄는 현 정부의 극단적인 기조는 큰 틀에서 크게 바뀔 것 같지 않다. 그렇다면 국민들은 왜 주식보다 부동산에 열광했을까. 무엇보다 주식보다 부동산이 더 안전한 투자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1400선이 무너졌던 코스피지수는 불과 1년여 만에 3300을 넘어서며 130% 넘는 수익률을 안겨줬다. 이재명 정부에 대한 기대감으로 오르는 최근 장세와 비슷했다. 하지만 금리 인상과 긴축정책이 나타나면서 코스피는 2100선 중반으로 주저앉았고, 고점에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들은 30% 넘는 손실을 떠안게 됐다. 반면 전국주택매매지수는 2021년 100에서 2022년 104.8로 오르다 2023년 95.6, 2023년 95.8로 8.59% 하락했다.
주식시장에서 개인은 기관·외국인이라는 '프로'들과 경쟁해야 한다. 분석능력과 경험, 정보, 자금력 어느 하나 견주기 힘든 상대다. 반면 부동산 시장은 개인끼리 승부를 보는 구조다. 어느 쪽이 공정한 승부를 할 수 있는지는 뻔하다. 정부가 권하는 우량주 장기투자는 오히려 부동산이 가깝다. 일방적으로 한쪽을 밀어주는 방식은 맞지 않다.
출처 : 파이낸셜뉴스 https://n.news.naver.com/article/014/000543099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