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6% 오른 빌딩 임대료…기업도 서울에 '자가' 매입
언론기사2025.11.07
서울·분당권역 오피스 거래 9월까지 17.2조
실수요 목적 매입, 보유 자산 매각 늘어
임대료 인상 속 연말까지 20조 거래 예상
온라인 쇼핑 강세와 소비 위축에 따른 상권 약화로 상가 시장이 침체한 분위기지만 사무용 건물(오피스) 시장은 활황이다. 빌딩을 사옥으로 활용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자(SI)의 수요가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7일 상업용 부동산 종합 서비스기업 젠스타메이트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2025년 서울 및 분당권역 오피스 지난 9월까지 누적 거래 규모는 17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1년 연간 거래 규모인 15조원을 뛰어넘는 역대 최대치라는 게 젠스타메이트의 설명이다.

2025년 3분기 주요 오피스 거래./그래픽=비즈워치서울에 '자가' 가지려는 기업 늘었다

오피스 시장의 거래액이 늘어난 이유로는 전략적 투자자(SI)의 시장 참여 확대가 꼽힌다. 수익 실현을 목적으로 하는 재무적 투자자(FI)와 달리 SI는 사옥 매입 등 실수요를 목적으로 한다. 여기에 보유 자산을 매각해 자산 효율화에 나선 기업의 움직임이 맞물린 결과다.

젠스타 메이트에 따르면 지난 9월까지 올해 SI의 오피스 매입 비율은 37.4%다. 지난해에는 이 비율이 연간 19.2%였으나 18.2%포인트 높은 것이다.

SI가 오피스 매입의 참여한 대표적인 사례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에 있는 판교 테크원.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 컨소시엄은 카카오뱅크와 컨소시엄을 이뤄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부터 판교 테크원을 1조9820억원(3.3㎡당 3322만원)에 매수했다. 판교 테크원타워을 임차해 사옥으로 활용하고 있던 카카오뱅크는 이번 투자를 통해 건물 소유 지분을 얻게 됐다.

또한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NC타워1'도 SI의 참여 속에 거래가 이뤄졌다. 퍼시픽자산운용이 과학기술인공제회와 컨소시엄을 이뤄 NC소프트로부터 해당 빌딩을 4435억원(3.3㎡당 4743만원)에 사들였다. 취득 목적은 과학기술인공제회의 사옥 활용이다.

강남구 역삼동 삼원타워(11~20층)도 퍼시픽투자운용이 통합 사옥을 물색하던 헥토그룹을 SI로 유치해 매입했다. JR투자운용으로부터 2007억원(3.3㎡당 3500만원)을 주고 사들였다.

강서구 마곡동에서는 소노인터내셔널이 마곡마이스PFV로부터 르웨스트시티 C동을 매입했다. 거래가격은 2961억원(3.3㎡당 1890만원)이다. 지난 2월 티웨이 항공 인수 후 대명소노그룹 거점 사옥의 필요성이 커졌고 내년 상반기까지 그룹사 주요 계열사가 해당 오피스로 이전할 전망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최근 오피스 시장은 매수인을 찾을 때 FI의 단독 참여보다는 SI가 함께 있는 형태를 선호한다"면서 "과거에는 단순히 금액을 많이 부르는 쪽과 계약했지만 지금은 자금조달 능력을 깐깐하게 따지고 있어 실수요자인 SI가 이를 뒷받침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라고 말했다.

알스퀘어가 매각 자문을 맡은 '센터포인트 광화문'./사진=알스퀘어빌딩 매매, 올해 20조원 오간다

사옥 활용을 목적으로 한 SI의 시장 참여 확대에는 임대료 상승이 깔려있다. 젠스타메이트는 신축 올해 3분기에 오피스(신축 제외)의 평당 평균 월 임대료가 9만9440원으로 전년 동기(9만4019원) 대비 5.8% 증가한 것으로 집계했다. 3분기 기준 소비자 물가상승지수 상승률이 전년 동기 대비 2.0% 상승한 것을 고려하면 오피스 임대료 상승률은 이를 크게 웃돈다.

임대료 상승 등으로 인해 빌딩을 직간접적으로 매입하려는 SI가 늘면서 연내 오피스 매각 규모는 2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올해 3분기까지 SI가 참여해 빌딩을 매입한 비율은 37.4%였으나 연말까지 40%를 웃돌 것이라는 게 젠스타메이트의 예상이다.

특히 연말까지 LX홀딩스가 서울 도심권 업무지구(CBD)에 있는 LG광화문 빌딩의 거래를 마무리할 전망이다. 광화문G스퀘어도 소셜뉴스가 NH아문디자산운용과 함께 GRE자산운용으로부터 인수를 추진 중이다.

아울러 알파빌딩도 지난달 30일 한국컴퓨터가 SI로 하나은행과 인트러스투자운용으로부터 1175억원에 인수했다.

이 외에도 교보AIM자산운용이 지난달 센터포인트광화문을 코람코자산신탁으로부터 4320억원에 매입했다.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건물 전체 면적의 80%를 임차한 건물이다. 알스퀘어 투자자문본부가 딜로이트와 함께 매각 전 과정을 자문했다.

김규진 젠스타메이트 리서치센터 센터장은 "시장 유동성은 여전히 제한적이지만 실수요자 중심의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거래를 끌어내고 있다"면서 "4분기에도 주요 자산의 거래 마무리가 이어질 경우, 올해는 사상 최초로 오피스 시장에서 연간 20조 원 이상의 거래규모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