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채 팔아도 강남 한 채 못 산다"…10·15 대책 후 서울 아파트값 '초양극화' 역대 최대
언론기사2025.11.12
강남·용산 '똘똘한 한 채' 수요 급증, 외곽 거래는 사실상 '멈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아파트 모습. [사진 연합뉴스][이코노미스트 우승민 기자]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서울 부동산 시장의 '초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대출 규제 강화와 공급 불안 등으로 서울 외곽 지역은 거래 절벽에 빠진 반면, 현금 자산가들이 몰린 강남·용산 등 핵심 지역은 '똘똘한 한 채' 수요가 급증하며 고가 아파트값이 치솟고 있다.

12일 KB부동산 월간 주택 가격 동향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10월 서울 5분위(상위 20%) 아파트 평균 가격은 33억4409만원으로 집계됐다. 해당 아파트들의 평균 가격은 지난 5월 30억원을 처음으로 돌파한 뒤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5개월 만에 3억원 이상 급등했다.

하위 20%인 1분위 아파트 평균 가격은 4억9536만원으로 나타났다. 과거 5억원을 넘기도 했던 저가 아파트 평균 가격은 2022년 하반기부터 하락하기 시작해 2024년 1월 4억9913만원을 기록하며 5억원 아래로 떨어진 후 22개월째 4억원대에 머물고 있다.

고가 아파트와 저가 아파트 간 가격 격차가 확대되면서 서울 아파트 5분위 배율(상위 20%를 하위 20%로 나눈 값)은 6.8을 기록했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다. 즉 저가 아파트 7채를 팔아야 고가 아파트 한 채를 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동산 시장에선 양극화 현상이 더욱 뚜렷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를 비롯해 신규 주택 공급 감소 우려, 분양 상승 등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서울 외곽지역은 사실상 거래가 끊기고, 집값 하락 기조를 보이는 반면, 강남 등 상급지를 중심으로 똘똘한 한 채 수요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실제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부동산 규제 대책을 세 차례 내놨지만,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인기지역의 아파트값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10·15 부동산 규제 대책 발표 전(10월 1~14일) 강남3구의 신고가 매매 건수는 67건에 불과했지만, 대책 발표 이후인 15~28일에는 108건으로 61.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용산구의 신고가 거래 건수도 2건 늘었다.

정부가 주택 담보대출 문턱을 높이고, 사실상 전세를 끼고 주택을 매수하는 갭투자도 차단하는 등 초강력 규제 대책을 발표했지만, 현급 부자가 많은 강남 지역은 규제를 빗겨간 탓이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에서 초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정부의 잇단 규제 대책으로 상대적으로 대출에 민감한 서울 외곽지역의 거래가 사실상 끊기는 등 당분간 숨 고르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출 의존도가 낮고, 현금 자산가를 중심으로 형성된 강남지역과 한강벨트 지역에서는 똘똘한 한 채 수요가 여전한 만큼 집값이 더 오를 가능성이 크고, 초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