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쪽은 알아서 해, 분양동 먼저 할테니”…분리 재건축 첫 시험대
언론기사2025.11.13
수서1단지 임대·분양 분리재건축
SH소유 임대와 분양혼합 구조
법적용 달라 동시추진땐 난관
분양동만 분할해 사업 선추진

서울시도 “분리개발 가능” 지원
재건축후 999가구···집값도 ‘꿈틀’
임대동은 2030년 착공 목표

수서1단지 전경. [이승환 기자]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의료원 옆 수서1단지 아파트가 최근 신속통합기획(이하 신통기획) 접수를 위한 주민 동의를 얻는 과정에 들어가는 등 재건축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이 단지는 공공임대 아파트와 일반 분양 아파트가 섞인 ‘혼합 단지’였는데 사업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획지분할이 추진될 전망이라 정비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그동안 혼합 단지들이 일반 분양 아파트와 공공임대 아파트가 묶여 있어 법적 절차와 이해관계 충돌이 자주 발생해 정비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지적이 많았는데 추이가 주목된다.

1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수서1단지 재건축 추진준비위원회는 다음달부터 신통기획 접수를 위해 주민 동의를 얻는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다음달 말에는 재건축 사업과 신통기획, 도시계획 초안, 향후 추진 방향 등에 대한 설명회도 열 계획이다.

1992년 준공된 수서1단지는 모두 21개동, 2934가구로 이뤄져 있다. 이 중 임대 아파트가 14개 동(2214가구), 분양 아파트가 7개 동(720가구) 규모다.

문제는 이곳이 혼합 단지라 재건축을 위한 절차가 크게 달라 동시에 사업을 진행하기가 어려웠다는 점이다. 분양 아파트는 가구마다 소유주가 나뉘어 있지만 임대의 경우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일괄 소유하고 있다. 또 재건축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분양아파트는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이 적용되지만 임대 아파트는 공공주택 특별법을 적용받아 지어지는 만큼 근거법령 자체가 다르다. 이 때문에 함께 사업을 진행하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실제로 서울 중구 ‘남산타운 아파트’도 혼합단지 구조 때문에 정비사업이 좌초되기도 했다. 이곳은 2000년대 초반 재개발로 조성된 서울 최대 규모 시프트 단지다. 현재 분양주택 구역은 리모델링 조합 설립을 위한 주민 동의율(66.7%)을 넘기고 창립 총회까지 마쳤지만, 서울시는 지난 4월 조합 설립 인가를 반려했다. 시는 “단지 내 공공임대 아파트 동의가 없었고, 한 필지로 묶인 이상 동별 리모델링은 공용시설 분리에 명백한 한계가 있어 행정상 수용이 어렵다”고 입장을 밝혔다.

수서1단지는 이 같은 배경을 고려해 획지분할을 통해 분양 주택만 선제적으로 정비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에서도 이 아파트가 포함된 ‘수서택지개발지구 지구단위계획’을 내놓을 때 ‘공공·민간 사업 주체별 분리 개발 시 획지분할이 가능하다’는 문구를 넣어 사업 지원을 뒷받침했다. 추진준비위 관계자는 “아직 시도한 사업장이 없다보니 지방자치단체와 SH 등에 여러 차례 공문을 보내 관련 자문을 구하는 등 신중한 과정을 거쳤다”며 “획지분할에 무게를 싣고 주민 동의를 얻을 것”이라고 밝혔다.

수서지구단위계획에 따르면 수서1단지는 최고 40층에 용적률 230%를 적용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택지지구에서는 고도제한이 걸린 성남비행장과 거리가 멀어 인근 아파트 16개 단지 중 주공1단지(41층) 다음으로당 가장 높은 층수로 재건축이 가능하다. 추진준비위는 분양 아파트 재건축을 통해 999가구로 탈바꿈 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한편 국토교통부가 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노후 공공임대 재건축’ 사업을 적극 추진하면서 수서1단지 임대 아파트들의 정비 사업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수서1단지의 경우 2030년 착공해 2034년 입주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수서1단지는 임대동과 분양동이 명확히 구분돼 있어 획지분할이 상대적으로 수월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수서1단지 매매 가격도 강세다. 국토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이 단지 전용면적 59㎡는 올해 3월 13억5000만원(6층)에 손바뀜됐는데 9월에는 16억원(7층)까지 올랐다. 인근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수서1단지가 입지도 좋지만 강남권 치고는 가격 매력이 워낙 좋다”며 “그동안 조용하던 단지가 재건축 얘기가 나오면서 관심이 크게 늘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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