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대못’ 재초환, ‘공급 확대’ 특명에 폐지될까 [부동산360]
언론기사・2025.11.14
업계 “재건축, 재초환에 발목…공급 정책과 충돌”
이중 과세 소지·조합원 과부담 논란 등 지속
국힘 “재초환 폐지”, 민주당 내부선 ‘갑론을박’
서울 강남권의 대표 노후 단지이자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은마아파트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서정은·박로명 기자] 정부가 부동산 안정을 위해 대대적인 주택공급을 시사하면서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재초환)’ 존폐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초환 폐지를 주장해 온 국민의힘은 물론,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재초환 문제를 재고해야 한다는 의견이 흘러나오고 있다. 부동산 업계는 대표적인 규제로 꼽힌 재초환이 폐지될 경우, 정비사업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하고 있다.
재초환은 재건축으로 얻은 초과 이익이 조합원 1인당 8000만원을 넘을 경우 초과이익의 10~50%를 부담금으로 환수하는 제도다. 2006년에 도입된 뒤 2014년까지 5개 단지에 총 25억4900만원을 부과했지만, 주택시장 침체 등으로 2017년까지 유예됐다. 문재인 정부 시절이던 2018년 1월 부활했지만, 이후 실제 부과 사례는 없다.
2023년 여야합의로 초과이익 기준을 3000만원에서 8000만원으로 높이는 법 개정이 이뤄졌고 지난해 3월 제도가 재시행됐으며, 장기보유 공제는 6년 이상 보유 10%부터 20년 이상 보유 70%까지 적용된다.
부동산 현장에서는 재초환 제도의 존재 자체를 주택공급 병목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서울은 정비사업을 통해 이뤄지는 주택 공급이 상당수인데, 언제 부과될 지 모르는 재초환 부담이 이를 막고 있다는 얘기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재초환 존폐가 화두로 떠오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이중 과세, 과도한 조합원 부담 논란 등은 재초환을 폐지해야 하는 대표적인 근거로 꼽힌다. 집을 팔면 양도소득세 등을 내야 하는 상황에 초과이익환수금까지 떠안게 될 경우 동일 소득에 대해 두 번 과세가 이뤄지는 효과가 나타난다는 지적이다. 부동산을 팔아 이익이 확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예상이익’을 기준으로 산정돼 과세 기준이 합리적이지 않다는 비판도 나온다. 재초환이 현행대로 적용되면 향후 서울의 많은 재건축 단지들은 추가적인 자금 부담을 짊어질 수 밖에 없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에서도 재초환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과거 서울 강남 집값을 잡기 위해 재초환이 도입됐지만, 현재는 서울 전역은 물론 비수도권 재건축 현장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서울시가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에서 재초환 부담금 부과가 예상되는 단지는 37개 단지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5개 단지가 더 확대되고, 관련지역도 고가 아파트 밀집지역 외에 영등포구(3개)·강서구(3개)·구로구(3개)·은평구(1개)·강동구(1개), 강북구(1개)·금천구(1개)·동대문구(1개)·서대문구(1개) 등 사실상 서울 전역이다.
지난 4월 국회 국민동의청원 사이트에는 재초환 폐지를 촉구하는 청원이 올라와 5만명 넘게 몰리기도 했다.
김윤덕(왼쪽)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13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오찬회동을 마친 뒤 취재진을 만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국민의힘은 지난 대선을 포함해 줄곧 재초환 폐지를 주장해왔다. 오세훈 서울시장 또한 지난달 말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와 여당에 “10·15 대책 대폭 수정을 비롯해 정비사업 촉진을 위해 규제 완화, 재초환 폐지 등을 과감히 결단하라”고 촉구했다. 전날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의 첫 회동에서 재초환 관련한 논의는 없었지만, 서울 주택공급 문제를 다룰 실무 채널을 가동키로 한 만큼 향후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내에 분위기 변화도 감지된다. 애초 민주당 내에는 재초환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했지만 주택 가격이 빠르게 상승, 주택 공급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대출과 갭투자(세 끼고 매매)를 제한한 10·15 공급대책 이후 부동산 민심이 악화되자, 여당에서도 재초환 폐지나 완화 의견은 더욱 힘을 받고 있다. 최근 일부 의원들이 재초환 유예·폐지 발언을 한 것에 대해 “당 차원에서 논의된 건 없다”고 공식적으로 선을 그었지만 내부에서는 갑론을박 중이다.
여권에서 서울시장 출마를 가장 먼저 공식화한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재초환 문제에 대해 “제가 지금 중앙정부와 협의가 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면서도 “그런 부분도 적극적으로 고민과 검토가 필요하다”고 열어뒀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
부동산 업계에서는 재초환을 폐지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공사비 급등, 각종 규제로 조합원 부담이 커지고 있어 재초환 폐지를 통해 재건축 사업이 원만하게 될 수 있도록 정부가 뒷받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재초환은 재건축을 억제하려던 시기에 만들어진 제도로 당시만 해도 재건축 연한을 충족한 단지가 많지 않았다”며 “재건축을 억제하려고 만든 제도를 재건축을 활성화하겠다는 시기에 그대로 유지한다면 정책 방향과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중 과세 소지·조합원 과부담 논란 등 지속
국힘 “재초환 폐지”, 민주당 내부선 ‘갑론을박’
서울 강남권의 대표 노후 단지이자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은마아파트 모습. [연합][헤럴드경제=서정은·박로명 기자] 정부가 부동산 안정을 위해 대대적인 주택공급을 시사하면서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재초환)’ 존폐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초환 폐지를 주장해 온 국민의힘은 물론,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재초환 문제를 재고해야 한다는 의견이 흘러나오고 있다. 부동산 업계는 대표적인 규제로 꼽힌 재초환이 폐지될 경우, 정비사업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하고 있다.
재초환은 재건축으로 얻은 초과 이익이 조합원 1인당 8000만원을 넘을 경우 초과이익의 10~50%를 부담금으로 환수하는 제도다. 2006년에 도입된 뒤 2014년까지 5개 단지에 총 25억4900만원을 부과했지만, 주택시장 침체 등으로 2017년까지 유예됐다. 문재인 정부 시절이던 2018년 1월 부활했지만, 이후 실제 부과 사례는 없다.
2023년 여야합의로 초과이익 기준을 3000만원에서 8000만원으로 높이는 법 개정이 이뤄졌고 지난해 3월 제도가 재시행됐으며, 장기보유 공제는 6년 이상 보유 10%부터 20년 이상 보유 70%까지 적용된다.
부동산 현장에서는 재초환 제도의 존재 자체를 주택공급 병목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서울은 정비사업을 통해 이뤄지는 주택 공급이 상당수인데, 언제 부과될 지 모르는 재초환 부담이 이를 막고 있다는 얘기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재초환 존폐가 화두로 떠오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이중 과세, 과도한 조합원 부담 논란 등은 재초환을 폐지해야 하는 대표적인 근거로 꼽힌다. 집을 팔면 양도소득세 등을 내야 하는 상황에 초과이익환수금까지 떠안게 될 경우 동일 소득에 대해 두 번 과세가 이뤄지는 효과가 나타난다는 지적이다. 부동산을 팔아 이익이 확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예상이익’을 기준으로 산정돼 과세 기준이 합리적이지 않다는 비판도 나온다. 재초환이 현행대로 적용되면 향후 서울의 많은 재건축 단지들은 추가적인 자금 부담을 짊어질 수 밖에 없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에서도 재초환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과거 서울 강남 집값을 잡기 위해 재초환이 도입됐지만, 현재는 서울 전역은 물론 비수도권 재건축 현장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서울시가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에서 재초환 부담금 부과가 예상되는 단지는 37개 단지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5개 단지가 더 확대되고, 관련지역도 고가 아파트 밀집지역 외에 영등포구(3개)·강서구(3개)·구로구(3개)·은평구(1개)·강동구(1개), 강북구(1개)·금천구(1개)·동대문구(1개)·서대문구(1개) 등 사실상 서울 전역이다.
지난 4월 국회 국민동의청원 사이트에는 재초환 폐지를 촉구하는 청원이 올라와 5만명 넘게 몰리기도 했다.
김윤덕(왼쪽)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13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오찬회동을 마친 뒤 취재진을 만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국민의힘은 지난 대선을 포함해 줄곧 재초환 폐지를 주장해왔다. 오세훈 서울시장 또한 지난달 말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와 여당에 “10·15 대책 대폭 수정을 비롯해 정비사업 촉진을 위해 규제 완화, 재초환 폐지 등을 과감히 결단하라”고 촉구했다. 전날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의 첫 회동에서 재초환 관련한 논의는 없었지만, 서울 주택공급 문제를 다룰 실무 채널을 가동키로 한 만큼 향후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내에 분위기 변화도 감지된다. 애초 민주당 내에는 재초환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했지만 주택 가격이 빠르게 상승, 주택 공급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대출과 갭투자(세 끼고 매매)를 제한한 10·15 공급대책 이후 부동산 민심이 악화되자, 여당에서도 재초환 폐지나 완화 의견은 더욱 힘을 받고 있다. 최근 일부 의원들이 재초환 유예·폐지 발언을 한 것에 대해 “당 차원에서 논의된 건 없다”고 공식적으로 선을 그었지만 내부에서는 갑론을박 중이다.
여권에서 서울시장 출마를 가장 먼저 공식화한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재초환 문제에 대해 “제가 지금 중앙정부와 협의가 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면서도 “그런 부분도 적극적으로 고민과 검토가 필요하다”고 열어뒀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부동산 업계에서는 재초환을 폐지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공사비 급등, 각종 규제로 조합원 부담이 커지고 있어 재초환 폐지를 통해 재건축 사업이 원만하게 될 수 있도록 정부가 뒷받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재초환은 재건축을 억제하려던 시기에 만들어진 제도로 당시만 해도 재건축 연한을 충족한 단지가 많지 않았다”며 “재건축을 억제하려고 만든 제도를 재건축을 활성화하겠다는 시기에 그대로 유지한다면 정책 방향과 맞지 않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