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전셋값도 급등... 경기 전세 수급지수 4년 만에 최고치
언론기사2025.11.15
겨울방학 이사철이 시작됐지만 538가구 규모의 경기 용인시 신정5단지 성지아파트에는 현재 전세 매물이 1건뿐이다. 지난 8월만 해도 6억8000만원이었던 전용 164㎡ 전셋값은 지난달 7억3000만원, 7억7000만원까지 뛴 가격에 실거래됐다. 전세 매물이 줄어들면서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현재 이 단지에서는 더 작은 평형인 전용 99㎡가 8억5000만원에 나와 있는 게 유일한 전세 매물이다.

경기 과천시 아파트 단지들의 모습. / 뉴스1
고강도 대출 규제를 포함한 10·15 대책 이후 시작된 전세난이 서울에서 경기권까지 번지고 있다. 서울에서 전세 실종 현상이 일어나며 값이 크게 뛰자, 전세 수요가 경기도로 이동하며 전셋값을 밀어올리는 연쇄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100을 초과할수록 공급 부족이 심화하는 상황을 나타내는 경기도 전세 수급 지수는 올해 6월만 해도 139.2였지만 정부가 내놓은 세 차례의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10월 154.6을 기록했다. 2021년 10월(158.5) 이후 4년 만에 최고치다.

경기 전세도 매물 줄고, 가격 뛰어
출산을 앞두고 이사 갈 집을 알아보는 30대 남모씨는 급등한 전셋값에 마음이 심란하다. 현재 일산에 거주 중인 남씨는 “이사는커녕 지금 집 전셋값이 얼마나 오를지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서울도 아닌 경기권에서도 1~2년 사이 전셋값이 1억원 넘게 뛰면 외벌이 가정에선 돈을 어떻게 마련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10·15 대책이 나오고 한 달 사이 경기도 전세 매물은 2만836건에서 1만9922건으로 4.4% 줄었다. 특히 규제 지역을 비껴간 지역의 전세 매물 감소세가 크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22.7%), 경기 수원시 권선구(-21.2%), 경기 안양시 만안구(-20.3%) 등에서 한 달 새 전세 매물이 20% 이상 줄었다.

정부의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발표 이후 전세 매물이 감소세를 보인 가운데 27일 오후 서울 노원구의 한 부동산 매물 안내판이 비어 있다. 서울 전세 매물 감소가 전셋값 상승을 부르고, 경기도 전세난으로 번지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뉴시스
공급이 줄어드니 가격이 뛴다. 경기도 고양시 DMC호반베르디움더포레3단지 전용 70㎡는 이달 10일 6억5000만원에 전세 계약을 맺었다. 기존 전세 최고가보다 1억4000만원이나 비싼 가격이다.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래미안안양메다트리아 전용 114㎡도 직전 거래보다 9000만원 비싼 값에 전세 계약을 맺었다.

경기 아파트 전셋값은 14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1월 둘째 주 경기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0.1%로, 전주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수원 영통구(0.41%), 광주시(0.36%), 구리시(0.34%) 등에서 전주보다 전셋값 상승률이 확대됐다.

서울→경기도→?... 전세난민 어디로 가나
서울은 물론, 경기 지역 전세난 역시 빠른 해결이 가능한 상황은 아니다. 올해 6만6000가구였던 경기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이 내년에는 4만3000가구로 35% 가까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수도권 전셋값 상승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서울에서 집을 구하지 못한 사람들이 경기도로 이동하고, 경기권 전셋값이 오르면 기존에 경기도에서 살던 사람은 더 먼 곳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며 “서울 고가 아파트 가격 상승을 막겠다고 내놓은 정책의 불똥이 엉뚱한 수도권 전세 세입자들에게 튀지 않도록 보완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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