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성현 CBRE 코리아 부사장 “상업용 부동산 회복기… 오피스 안정적, 물류센터 대안”
언론기사2025.11.16
“상업용 부동산, 회복기 접어들었지만”
“입지·자산군별 양극화 커질 것”
“안정적 자산은 오피스…물류센터도 대안”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CBRE 코리아 본사에서 캐피털마켓 총괄 최성현 부사장이 조선비즈와 인터뷰하고 있다. /CBRE 코리아 제공
“최근 어떤 자산을 매각하려고 자문 제안을 했는데, 최고 결정권자인 대표가 내정한 자문사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승산 없는 싸움일 수 있겠지만, 단순히 10년짜리 임대 수익률 등 숫자를 내세우기보다 사람 대 사람으로 접근하자고 판단했다. 대표에 관한 정보를 찾아보니, 그가 했던 리모델링에 애착이 많다는 점을 포착했다. 직접 현장에 가서 인상 깊었던 인테리어를 사진으로 찍고, 스케치를 해서 제안서에 담았다. 그리고 이렇게 탈바꿈을 잘한 자산은 가치를 많이 평가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프레젠테이션(PT)을 시작하니 대표가 보는 눈이 달라지더라. 결국 CBRE 코리아가 선정됐다.”

최성현 CBRE 코리아 부사장


코로나19 이후 고금리·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침체에 빠졌던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최근 꿈틀대고 있다. 올해 들어 조(兆) 단위 오피스 매물이 시장에 잇달아 나오면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처럼 시장이 정점에서 바닥을 찍고 다시 반등하는 동안 투자 자문 분야에서 줄곧 선두를 달린 곳이 있다. 바로 CBRE 코리아다.

CBRE 코리아가 업계 1위 자리에 오르는 데 큰 기여를 한 캐피털마켓의 최성현 부사장을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CBRE 코리아 본사에서 만났다. 최 부사장은 상업용 자산의 매입·매각 자문, 투자 구조 및 금융 조달, 부동산 개발 등을 담당하는 캐피털마켓 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최 부사장은 2019년 캐피털마켓 부문에 합류하기 전까지 매입·매각 자문 업력이 없던 것으로 유명하다. 최 부사장은 연세대 건축공학과에서 학·석사를 취득, 삼성물산, 도시와사람, CBRE 코리아 자산관리부 등을 거쳤다. 이후 노무라이화자산운용, 알파에셋자산운용, 베스타스자산운용 등 운용사에서 부동산 투자 경력을 쌓았다. 그는 CBRE 코리아에 들어온 첫해부터 회사를 상업용 부동산 투자 자문 업계 1위에 올려놓았고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최 부사장은 지금까지 여러 굵직한 실적을 쌓아오고 있다. 최 부사장이 매각을 주도한 국내 실물자산으론 여의도 신한금융투자 사옥, 종로 삼일빌딩, 갤러리아백화점 광교점 등이 있다. 부동산 개발자산에는 가양동 CJ 공장 부지, 성수동 이마트 본사·부지, 마곡 이마트 CP4구역 등이 있다. 2조원 규모로 올해 상업용 오피스 최대 빅딜로 꼽히는 판교 테크원타워도 그가 이끄는 캐피털마켓의 작품이다. 이에 따라 조직 규모는 6년 만에 3배 커졌다. 다음은 최 부사장과 일문일답.

─침체됐던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회복되고 있음을 실감하는지.

“단도직입적으로 거래 규모만 놓고 보면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는 건 사실이다. 올해는 놀라울 정도로 매물이 한 번에 쏟아진 해다. ‘죄송하지만 제안서를 못 써드립니다’라고 할 정도로 자문할 매물을 취사선택해야 할 정도였다. 작년과 비교해서 양적으로는 확실히 늘어난 게 맞다.

다만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연말에 데이터를 뽑으면 올해 대규모로 새로 공급된 마곡지구가 있을 거다. 그런데 사실 마곡지구의 대형 오피스 대부분은 선매입 거래가 완료된 거라 엄밀히 말하면 매도자와 매수자 간 거래로 보긴 어렵다. 또 올해는 시공사가 매각하지 못한 물류센터를 채무 인수한 경우가 많았다. 이 역시 거래로 잡히지만 실무자가 보기엔 일반적인 거래라고 보기 어렵다. 이런 실제 매입·매각 거래가 아닌 것을 제외하면 지난해와 비교해 성장률은 5~10% 정도로 예상한다.”

판교 테크윈타워. /미래에셋자산운용 제공
─그럼에도 특정 입지와 자산군에만 거래가 집중되고 있는 것 같다.

“맞다. 자본이 철저히 우량 자산만 선택하는 양극화 흐름이 강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경기 성남시 판교 테크원이나 강남구 삼성동 NC타워1 등은 누가 봐도 좋은 자산임엔 틀림없다. 그렇기에 원매자에게 희망 가격이 얼마나 감당 가능한지의 문제지, 팔릴 수 있는지에 대해선 아무도 의심하지 않는다. 테크원 매각의 유일한 걱정은 몸값이 너무 크다는 것이었지만 워낙 자산이 좋다 보니 자금 조달에 큰 문제가 없었다.

또 권역별로 봐도 온도 차가 있다. GBD(강남권역)는 여전히 매수세가 굳건하다. 이 때문에 CBD(도심권역)와 YBD(여의도권역)를 어떻게 볼지가 관건이다. YBD는 기본적으로 매물 자체가 많지 않고, 매도자가 원하는 수익 가치도 GBD나 CBD와 조금 다르다. 일종의 뉴욕과 비슷한데, 확장성은 없지만 아파트·오피스텔 등 이미 수요층이 갖춰서 그만큼 (가격이) 떨어질 이유가 없다. 장기적으론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볼 수 있다. CBD는 현재 너무 많은 매물이 동시에 시장에 나와 있다. 그래서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 주변에 비해 ‘이 정도면 그렇게 높은 가격이 아니다’라고 생각되는 자산이 인기가 많은 것 같다.

다음으로, 가치를 추가로 키울 수 있는 자산인지에 따라서도 가격 눈높이가 달라진다. 건물 외벽 리모델링을 진행하거나 주차장을 확대하는 등 리노베이션(개보수)을 통해 자산을 매력적으로 탈바꿈하는 ‘밸류애드’ 전략을 취할 수 있는 자산이면 임대료를 올린 뒤 수익을 극대화해 매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못하는 자산의 경우 시장에서 인기는 자연스럽게 떨어지기 마련이다.”

─이렇게 복잡해지는 시장 속 취하고 있는 전략은.

“‘한 번도 같이 일을 안 해본 고객은 있어도 한 번만 하는 고객은 없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추구한다. 매각 주관사의 역할은 그냥 매각을 잘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매도인이 이겼다고 생각하게 만들어야 하지만, 동시에 매수인도 이익을 봤다고 생각해야 두 곳 다 다음 거래를 맡길 수 있다.

즉 숫자에 연연하기보다는 실제로 이 자산을 누가 사갈지, 뒤에 있는 유동성 공급자(LP)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등 고객 관점에서 고민해서 설루션을 제공하면 거래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질 수 있다. 이전에 운용사에서 일했던 경험이 이런 시각으로 거래에 접근하는 데 도움을 많이 주고 있다.”

─기억에 남는 거래가 있나.

“2022년 신한투자증권이 28년 만에 매각에 나섰던 당시 신한금융투자 빌딩이 생각난다. 신한투자증권에서 모든 자문사를 후보로 접촉했는데, 인적 네트워크 면에서 다른 곳보다 부족한 면이 있었다. 그래서 PT에 승부를 걸기로 하고 평당 3000만원이 넘는 가격을 제안했다. 그때까지도, 지금도 여의도에서 평당 3000만원이 넘는 자산은 없었다.

일반적으론 매각가를 높게 질러서 거래를 따는 경우를 지양한다. 하지만 이번엔 매도자를 설득할 수 있는 근거가 있었다. 당시 신한투자증권은 초대형 IB(투자은행) 인가를 신청하기 위해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이 필요한 때였다. 단순히 임대료를 많이 올려서 매각가를 높이는 게 아니라 취할 수 있는 다양한 밸류애드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충분히 자산 가치를 높여 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고, 실제로 통했다.”

일러스트=정다운
─앞으로 상업용 부동산 투자 전략은.

“부동산 시장에서 어떤 섹터에 투자하는 게 안정적일지를 생각하면 여전히 오피스라고 생각한다. 오피스 시장은 2021년 피크(정점)를 찍었고 다음 해부터 꺾인 뒤 2024년부터 반등하고 있다. 외국계 운용사들은 국내 오피스 시장 성장에 대한 믿음이 부족해 2022년쯤 자산을 많이 매각했는데, 그때 시장을 잡아주던 게 국내 투자자들이다.

즉, 한국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해외처럼 재택근무가 보편화되지 않았다.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크기에 싱가포르 등처럼 시장 규모가 크게 감소할 것이라 보지 않는다. 물론 질적으로 양극화는 있을 수 있고 임대료가 떨어져서 수익률이 조금 감소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해외처럼 자산 가격이 갑자기 30~40% 급감할 사태는 없을 것으로 본다.

물류센터도 3년 후를 보고 지금 투자하는 건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다. 올해도 선별적이긴 해도 입지가 좋고, 좋은 스펙을 갖고 있는 물류센터는 거래가 여전히 이뤄졌다. 물류센터는 내후년까지는 공급이 거의 없다. 그렇다면 3년 뒤에는 수요와 공급이 맞춰지게 될 것이고, 그럼 다시 좋은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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