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바닷물로 만드는 전기·식수…카타르 에너지 전담하는 삼성물산
언론기사2025.11.20
[K-건설, 글로벌 헌터스]③삼성물산 카타르 Facility E 담수복합발전 프로젝트[편집자주] 'K-건설'이 아시아와 중동 등 해외 건설현장 곳곳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국내 주택·사회간접자본(SOC) 시장이 급격하게 위축되는 사이 해외에서는 K-건설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사상 처음으로 '500억달러 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물산이 시공 중인 카타르 Facility E 담수복합발전 프로젝트 현장. /사진제공=삼성물산카타르 도하 중심부에서 차로 약 30분을 달려 도착한 라스 아부 폰타스 산업단지. 사방이 모래 뿐인 드넓은 사막 곳곳에서 굴착 공사와 철근 구조물을 쌓아 올리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이곳은 삼성물산의 'Facility E 담수복합발전 프로젝트' 현장. 더위가 한풀 꺾였다는 11월이지만 강렬한 햇빛에 작업용 선글라스를 착용하지 않고는 눈을 뜨기 어려울 정도였다. 사막의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현지 근로자들은 바쁘게 움직이면서도 서로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

삼성물산은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남동쪽으로 약 18㎞ 떨어진 이곳 라스 아부 폰타스 지역에 2.4기가와트 규모의 전력을 생산하는 복합화력 발전소와 하루 평균 50만톤의 물을 생산하는 대형 담수복합발전 시설을 짓는다.

카타르 수전력청 카라마(KAHRAMAA)가 발주한 국가 에너지 사업으로 삼성물산이 단독으로 수행하는 EPC(설계, 조달, 시공) 프로젝트다. 계약 금액만 28억 4000만 달러(약 4조원)에 달하는 메가 프로젝트다. 시설이 완공되면 카타르 전체 전력량의 약 16%, 담수량의 17%를 맡게 된다. 이미 완공했거나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포함하면 카타르 전체 전력 공급량의 49%, 물 공급량의 27%를 삼성물산이 담당한다.

공사기간은 2024년 11월 25일부터 2029년 6월1일까지 총 54개월이다. 착공한지 1년이 지난 현재 설계는 약 47%, 주기기 등 장기 납품 항목 구매 발주는 모두 완료된 상태다.

삼성물산이 시공 중인 카타르 Facility E 담수복합발전 프로젝트 현장. 가스터빈 구조물이 올라가고 있다. /사진=김효정 기자지난 11일 찾은 현장은 시공 프로젝트 초기 단계로 토목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본격적으로 시공이 시작된 지 한 달여 밖에 되지 않았지만 구조물 뼈대가 어느정도 갖춰지고 있었다. 하루 약 1500명의 작업자, 500여명의 관리 직원과 안전관리자 등이 투입된 결과다. 현재도 인력이 매일 100명씩 늘어나고 있으며 공사 피크 시기에는 하루 약 6000명의 대규모 인력이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작업 현장을 더 가까이서 보기 위해 차를 타고 둘러봤다. 대형 시설이 들어서는 만큼 사업지가 넓은 데다, 국가 관리 시설로 보안이 철저해 함부로 들어갈 수 없었다.

담수복합발전 시설은 전력과 물을 동시에 생산하는 복합 에너지 단지다. 시설 중심부에는 발전소의 심장인 가스터빈과 증기터빈을 위한 기초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이곳에는 420메가와트급 가스터빈 4기와 대형 증기터빈 2기가 설치된다. 가스터빈 발전기는 전력을 생산하는 동시에 터빈에서 나온 뜨거운 배기가스가 바로 뒤편의 배열회수보일러(HRSG)로 들어가 증기가 된다. 여기에서 만들어진 증기는 증기터빈으로 보내져 한번 더 전기로 전환된다. 버리는 열 없이 끝까지 전기를 생산해내는 셈이다.

증기터빈동 아래에는 증기를 식히는 대형 콘덴서(응축기)가 설치된다. 냉각용 해수를 끌어와 증기를 식히고, 응축된 증기가 물이 되면 이를 다시 배열회수보일러로 보내 증기를 생산한다.

RO 설비 구조물 작업이 진행 중인 모습. 양 옆에 있는 두개의 물길 위로 막을 설치해 해수의 염분을 걸러낸다. /사진=김효정 기자다른 구역에서는 해수담수화 설비 공사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었다. 이 설비의 핵심은 RO(역삼투) 공정이다. 시설 앞 바다에서 퍼올린 해수를 먼저 여러 단계의 필터로 걸러 불순물을 제거한다. 이후 RO 건물로 들어간 물은 수많은 막을 통과하며 염분이 걸러진 순수 담수가 된다. 이렇게 생산된 담수는 미네랄, 칼슘 등이 추가되는 화학 공정을 통해 저장 탱크로 보내진다. 2개의 저장 탱크는 약 25만톤 규모로 반나절 정도 담수를 저장할 수 있다.

바다와 가장 인접한 구역에는 해수 취수 펌프장이 들어선다. 가로·세로 각 100m, 깊이 약 12m의 대형 펌프장을 만들기 위해 대여섯 대의 굴착기가 동시에 땅을 파고 있었다. 이곳으로 들어온 해수가 각각 발전소와 담수화시설로 흘러가 전력 및 물 생산에 사용된다. 최대 110만 가구가 하루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과 하루 50만 톤의 식수가 생산된다.
굴착기 여러대가 해수 취수 펌프장 공사를 하고 있다. 약 12m 깊이의 해수 취수 펌프장으로 바닷물을 끌어와 전력 및 물 생산에 사용한다. /사진=김효정 기자현장에서 사업을 관리하는 김철균 삼성물산 프로젝트 매니저(PM)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카타르의 지속 가능한 전력 및 담수 공급에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며 글로벌 에너지 산업 리더로서의 입지를 더욱 확고히할 것"이라며 "발주처의 신뢰를 바탕으로 프로젝트를 수주한 만큼 계약된 공기 내에 사업을 안전하게 마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현장을 둘러보고 나오는 길, 공사장과 어울리지 않는 알록달록한 공간이 눈에 띄었다. 얼핏 놀이공원 간식 판매점처럼 보이기도 한 이곳의 정체는 '손 조심' 경고판이었다.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부상 유형과 장갑 착용, 안전 작업을 권고하는 문구와 포스터가 여러 언어로 프린트돼 있었다. 토목 공사 단계에서 손 부상이 쉽게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근로자들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한 취지다. 김 PM은 "안전하지 않으면 작업하지 않는다는 당사의 신념을 기반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근로자들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한 손 조심 경고판의 모습. /사진=김효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