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가구에 전세는 딱 둘… 내년 ‘전세 지옥’ 온다
언론기사・2025.11.24
송파구 가락동 래미안파크팰리스. [네이버부동산 제공]없거나, 있어도 1~2건. 수도권 전세 매물이 씨가 말랐다.
서울 용산구·송파구 등 인기 지역의 900가구가 넘는 대단지에서도 나오는 전세 물건은 한두 건이 고작이다.
10·15 대책으로 규제가 강화된 경기 일부 지역에서는 전체 600가구 가운데 전·월세 매물이 단 한 건도 없는 단지도 있다. 올해 말부터 '등록임대주택 자동말소'가 시작되면 내년부터 '전세 지옥'이 현실화할 것이란 우려마저 커지고 있다.
24일 네이버부동산에 따르면 송파구 가락동 래미안파크팰리스(919가구)는 이날 기준 전세 매물이 2건, 월세 5건에 그친다.
래미안파크팰리스 인근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지금 전세 매물이 딱 2건뿐"이라며 "계약갱신청구권 영향으로 최소 4년은 집이 묶여 전세 물량이 거의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 용산구 한남 힐스테이트(283가구)도 이날 기준 전세 매물이 1건에 불과했다.
규제가 확대된 경기권도 상황은 비슷하다. 성남시 분당구 '판교 푸르지오그랑블'(948가구)은 이날 기준 전세 6건, 월세 6건만 나와 있다.
수원 영통구 매탄동의 '매탄에듀파크시티'(659가구)는 전·월세 매물이 한 건도 없었다.
전세 매물 부족은 가격 급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서울 주요 지역의 아파트 전세가격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이후 한 달 만에 2% 이상 올랐다.
전문가들은 전세 부족의 가장 큰 원인으로 올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등록임대주택 자동말소'를 꼽았다.
2017년 정부가 장기 일반임대주택 등록을 장려하며 공급했던 8년 의무임대 물량이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종료되면서, 이들 주택이 대거 전월세 임대차 시장에서 이탈하는 구조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한주택임대인협회에 따르면 서울에서 임대 의무기간이 끝나는 아파트는 2025년 3754호, 2026년 2만2822호, 2027년 7833호, 2028년 7028호에 달한다. 이 물량은 그동안 임대료 인상 제한이 적용돼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전세 공급원 역할을 해 왔다.
그러나 자동말소 이후에는 종합부동산세 합산 등 보유세 부담이 커진 집주인들이 전세 재계약을 하는 대신 매도에 나서거나 월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현상은 내년부터 더 강해질 전망이다. 자동말소 물량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쏟아지는 시점에 전세 수요 증가까지 겹치면, 올해 전세난은 예고편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전세 공급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주택자 규제 완화와 토지거래허가구역의 탄력적 조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매물 거래를 지나치게 묶어두는 규제는 전세 품귀 현상을 더 심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공급이 부족한 지역에는 규제 예외 적용을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등록임대주택의 자동말소 시기를 조정하거나 재등록 시 세제 인센티브·유예기간을 제공하는 유인책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는 "최근 한 달 사이 전세가가 2% 오른 것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전세 공급 부족이 이어지면 연간 10% 상승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과도하게 넓어진 규제지역을 정비해 시장을 옥죄는 효과를 줄여야 한다"며 "장기임대사업자에게 적절한 혜택을 주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출처 : 디지털타임스 https://n.news.naver.com/article/029/00029953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