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뷰, 임대동엔 절대 못 준다”…조합장 해임까지 번진 ‘이 아파트’
언론기사・2025.11.25
이촌 한강맨션 조합원 반발
“한강뷰 임대 배정 말도 안돼”
조합장 해임…이주 지연 불가피
정부 임대·분양 동시추첨 강제
소셜믹스 vs 재산권 충돌 격화
갈등 고착돼 공급위축 우려도
‘한강뷰 임대주택’ 탓에 갈등을 빚고 있는 서울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아파트. [한주형 기자]‘한강뷰 임대주택’ 논란이 거세지며 서울 동부 이촌동 한강맨션의 조합장이 해임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조합원 일부가 비(非)한강뷰에 배치될 수 있는데, 임대주택 거주자가 한강뷰를 누리는 상황을 견디지 못해서다. 한강뷰의 가치가 급격히 높아지면서 한강뷰 임대주택은 임대주택 차별 해소라는 ‘공공성 강화’와 ‘사적 재산권 보호’라는 두 가치가 충돌하는 장이 됐다.
2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한강맨션 재건축 조합장이 조합원 동의를 통해 해임됐다. 이곳 조합원들은 조합장이 모든 조합원의 한강뷰 확보라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며 반발해왔다. 서울 용산구 한강맨션은 1971년 입주한 노후 아파트다. 현재 5층짜리 660가구로 구성됐는데 재건축을 통해 최고 59층, 1685가구 규모 대단지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당초 조합은 한강맨션을 최고 68층으로 탈바꿈하는 재건축을 추진했지만, 남산 조망을 가릴 수 있다는 지적에 층수를 59층으로 낮췄다. 이 과정에서 전용면적 59㎡ 16가구가 한강변으로 배치됐다. 이 평형은 서울시에 기부채납돼 공공임대주택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조합원 일반분양 물량인 전용 87·89㎡ 140여 가구는 비한강뷰 호수에 배정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이 같은 계획이 공개되자 일부 조합원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조합장이 전 조합원의 한강뷰 확보를 공언했던 만큼 계획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지난 9월에도 조합원들은 조합장 해임을 추진했다. 조합은 조합원들과 협의하겠다고 했지만, 사업 기간이 늘어날수록 증가하는 비용 부담에 연말 이주를 밀어붙이다가 조합장이 해임되는 일이 벌어졌다.
서울시의 ‘소셜믹스(분양·임대 혼합 배치)’ 방침을 둘러싸고 정비사업 내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더불어 국토교통부는 9·7 부동산대책에서 용적률 완화의 대가로 제공되는 임대주택에 대해선 아예 관리처분계획인가 전 추첨을 의무화했다. 위반 시 인가를 내주지 않는다고까지 밝혔다.
갈등의 핵심은 공공성 강화와 사적 재산권 보호의 충돌이다. 우선 공공의 관점에선 소셜믹스가 임대주택 차별 철폐라는 명분을 갖는다. 단지 내 동과 층에서 임대와 분양 아파트 간 차이가 없어야 기존과 같은 차별을 없앨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2017년 이전까지는 재건축 단지들이 조합원 물량을 우선 배정하고 남는 가구에 공공임대를 채워 넣었다. 이에 따라 한 단지 내에서도 ‘임대동’으로 분류된 아파트는 도색에서부터 분양 아파트와 구별됐다. 일종의 낙인이었다.
2022년 서울시는 임대·분양 가구를 구분하지 않고 한 단지에 완전히 섞어 배치하는 소셜믹스 완전 혼합 방침을 도입했다. 임대동 차별 논란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
하지만 재건축 조합원은 한강변 임대주택이 사적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여길 수 있다. 서초구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84㎡의 경우 한강뷰 여부에 따라 실거래가가 10억원 가까이 벌어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비한강뷰를 배정받은 조합원 입장에선 임대주택 거주자가 한강뷰를 누린다면 수억 원 손해를 봤다고 느낄 수 있다.
한강뷰 임대주택 갈등은 한강변 재건축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는 지난 상반기 통합심의에서 서울시로부터 임대주택을 한강변 주동과 고층에 포함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설계안 보류를 받았다. 영등포구 공작아파트도 같은 논란으로 소유주들이 현수막을 거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한강변이 아닌 곳에서도 소셜믹스 관련 논란은 끊이지 않는다. 강남구 대치 구마을 3지구 재건축 조합은 임대주택 공개 추첨 원칙을 어긴 대신 현금 20억원을 기부채납하기도 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조합원 입장에서는 한강뷰냐 아니냐를 두고 자산 가치가 10억~20억원이 왔다 갔다 한다”며 “서울시와 정부가 기계적 평등을 요구하며 갈등을 키우는 사이 정비사업이 지연돼 주택 공급만 위축되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임대주택 관련 기준을 완화하려 해도 정비구역마다 상황이 달라 일률적인 기준을 만들면 오히려 부작용이 더 클 것”라며 “각 조합에서 특성에 맞게 계획안을 제출하면 소셜믹스와 조합원의 이익 모두를 고려해 심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강뷰 임대 배정 말도 안돼”
조합장 해임…이주 지연 불가피
정부 임대·분양 동시추첨 강제
소셜믹스 vs 재산권 충돌 격화
갈등 고착돼 공급위축 우려도
‘한강뷰 임대주택’ 탓에 갈등을 빚고 있는 서울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아파트. [한주형 기자]‘한강뷰 임대주택’ 논란이 거세지며 서울 동부 이촌동 한강맨션의 조합장이 해임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조합원 일부가 비(非)한강뷰에 배치될 수 있는데, 임대주택 거주자가 한강뷰를 누리는 상황을 견디지 못해서다. 한강뷰의 가치가 급격히 높아지면서 한강뷰 임대주택은 임대주택 차별 해소라는 ‘공공성 강화’와 ‘사적 재산권 보호’라는 두 가치가 충돌하는 장이 됐다.2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한강맨션 재건축 조합장이 조합원 동의를 통해 해임됐다. 이곳 조합원들은 조합장이 모든 조합원의 한강뷰 확보라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며 반발해왔다. 서울 용산구 한강맨션은 1971년 입주한 노후 아파트다. 현재 5층짜리 660가구로 구성됐는데 재건축을 통해 최고 59층, 1685가구 규모 대단지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당초 조합은 한강맨션을 최고 68층으로 탈바꿈하는 재건축을 추진했지만, 남산 조망을 가릴 수 있다는 지적에 층수를 59층으로 낮췄다. 이 과정에서 전용면적 59㎡ 16가구가 한강변으로 배치됐다. 이 평형은 서울시에 기부채납돼 공공임대주택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조합원 일반분양 물량인 전용 87·89㎡ 140여 가구는 비한강뷰 호수에 배정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이 같은 계획이 공개되자 일부 조합원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조합장이 전 조합원의 한강뷰 확보를 공언했던 만큼 계획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지난 9월에도 조합원들은 조합장 해임을 추진했다. 조합은 조합원들과 협의하겠다고 했지만, 사업 기간이 늘어날수록 증가하는 비용 부담에 연말 이주를 밀어붙이다가 조합장이 해임되는 일이 벌어졌다.
서울시의 ‘소셜믹스(분양·임대 혼합 배치)’ 방침을 둘러싸고 정비사업 내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더불어 국토교통부는 9·7 부동산대책에서 용적률 완화의 대가로 제공되는 임대주택에 대해선 아예 관리처분계획인가 전 추첨을 의무화했다. 위반 시 인가를 내주지 않는다고까지 밝혔다.
갈등의 핵심은 공공성 강화와 사적 재산권 보호의 충돌이다. 우선 공공의 관점에선 소셜믹스가 임대주택 차별 철폐라는 명분을 갖는다. 단지 내 동과 층에서 임대와 분양 아파트 간 차이가 없어야 기존과 같은 차별을 없앨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2017년 이전까지는 재건축 단지들이 조합원 물량을 우선 배정하고 남는 가구에 공공임대를 채워 넣었다. 이에 따라 한 단지 내에서도 ‘임대동’으로 분류된 아파트는 도색에서부터 분양 아파트와 구별됐다. 일종의 낙인이었다.
2022년 서울시는 임대·분양 가구를 구분하지 않고 한 단지에 완전히 섞어 배치하는 소셜믹스 완전 혼합 방침을 도입했다. 임대동 차별 논란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
하지만 재건축 조합원은 한강변 임대주택이 사적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여길 수 있다. 서초구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84㎡의 경우 한강뷰 여부에 따라 실거래가가 10억원 가까이 벌어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비한강뷰를 배정받은 조합원 입장에선 임대주택 거주자가 한강뷰를 누린다면 수억 원 손해를 봤다고 느낄 수 있다.한강뷰 임대주택 갈등은 한강변 재건축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는 지난 상반기 통합심의에서 서울시로부터 임대주택을 한강변 주동과 고층에 포함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설계안 보류를 받았다. 영등포구 공작아파트도 같은 논란으로 소유주들이 현수막을 거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한강변이 아닌 곳에서도 소셜믹스 관련 논란은 끊이지 않는다. 강남구 대치 구마을 3지구 재건축 조합은 임대주택 공개 추첨 원칙을 어긴 대신 현금 20억원을 기부채납하기도 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조합원 입장에서는 한강뷰냐 아니냐를 두고 자산 가치가 10억~20억원이 왔다 갔다 한다”며 “서울시와 정부가 기계적 평등을 요구하며 갈등을 키우는 사이 정비사업이 지연돼 주택 공급만 위축되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임대주택 관련 기준을 완화하려 해도 정비구역마다 상황이 달라 일률적인 기준을 만들면 오히려 부작용이 더 클 것”라며 “각 조합에서 특성에 맞게 계획안을 제출하면 소셜믹스와 조합원의 이익 모두를 고려해 심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