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사이 1평 토지 ‘뜻밖의 낙찰’, 왜?
언론기사2025.11.25
경매는 보통 시세보다 저렴하게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 수단으로 꼽힌다. 그런데 사람이 살 수도, 딱히 활용하기도 어려운 1평(3.3㎡) 이하의 '애매한' 토지가 낙찰되는 사례가 종종 눈에 띈다.

사람이나 차가 다니는 통행로거나, 건물과 건물 사이 골목길 같은 '뜻밖의 토지'가 '뜻밖의 가격'에 심심찮게 낙찰되는 이유는 뭘까?

25일 경·공매 데이터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24일 진행된 경매에서 서울 강동구 천호동의 0.8평(2.6㎡)짜리 대지가 감정가(2414만8800원)의 80% 수준인 1931만9000원에 매각됐다. 이 물건은 8명이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는 62㎡짜리 토지의 일부로, 천호·성내 재정비촉진지구 안에 위치한다.

이달 20일엔 경기 부천 원미구 심곡동의 건물과 건물 사이 1평(3㎡)짜리 도로가 감정가(524만9400원)의 48.2% 수준인 253만원에 매각됐다. 이 물건은 18명이 공동 소유하고 있는 100.2㎡짜리 토지 중 일부로 근처에 학교가 있어 상대보호구역이다.

지난 6월엔 서울 동작구 상도동의 0.7평(2.4㎡)짜리 대지 공유지분이 감정가(658만8000원)의 84.7%인 557만8900원에 매각됐으며, 지난 7월엔 강원 춘천시 남면 관천리의 0.1㎡짜리 도로 공유지분이 감정가(5670원)의 176.37%인 커피 두 잔값인 1만원에 낙찰돼 주목받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도로 사용료를 받기 위한 목적이나 장기적 관점에서 개발 등을 염두에 뒀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도로는 보통 공공이 소유한 공도와 개인이 소유한 사도로 구분되는데 사도를 이용하게 되면 원칙적으로 개인의 땅을 사용하는 것이라 사용료를 납부하게 돼 있다"며 "(도로가) 개발 추진 예정인 부지에 포함되는 경우도 있지만 개인이 도로를 낙찰받은 후 타인이 사용하지 못하게 하면 해당 도로를 꼭 이용해야 하는 사람들은 사용료를 내거나, 경매가보다 비싸게 매수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경매로 나온 도로는 보통 재개발 구역에 있을 때, 개발 호재 때문에 낙찰된다"며 "그밖에는 공중이 이용하는 도로가 아닌, 단독주택 단지 안에 있다거나 일부 몇 가구만 사용하는 진입로일 경우 사용료를 받거나 낙찰가보다 높은 가격에 파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물건의 경우 단기간에 수익을 창출하려는 목적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협소 토지로는 이익 창출이 쉽지 않은 만큼 모두가 매력적인 투자가 되기는 어렵다.

강은현 법무법인 명도 경매연구소장은 "타인과 공유하고 있는 1평 미만의 협소 토지로는 인근 주민들로부터 사용료를 받기 쉽지 않다"며 "보통 공유물 분할 소송을 통해 전체 토지를 경매에 부쳐 낙찰 금액을 소유 지분별로 분배하는데 이 과정도 통상 2년 정도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개발지역이라 해도 건물은 면적과 상관없이 입주권을 받을 수 있지만 토지는 최소 90㎡이상 소유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현금 청산 대상이 된다"고 부연했다.

실제로 천호동과 상도동 매각 사례의 경우, 응찰자가 한 명에 불과해 투자 목적보다는 이미 인근에 땅이 있는 소유자의 지분 확보 목적이 클 수 있다는 게 강 소장의 설명이다.

안다솜 기자 cotton@dt.co.kr

법원 경매에서 이달 24일 공유 지분이 낙찰된 서울 강동구 천호동 453번지 일대의 2.6㎡짜리 대지. [지지옥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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