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30억 로또'에 현금 부자 몰리고, 지방엔 파리만...청약 양극화 '뚜렷'
언론기사・2025.11.26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10일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르면 다음 주 규제지역 확대와 대출규제 강화 등의 내용을 담은 부동산 안정 대책을 내놓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9·7 부동산 대책을 내놓은지 한 달여 만에 추가 대책으로 우선 규제지역 확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규제 지역으로 지정되면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40%로 제한, 분양권 전매제한, 청약조건 강화, 다주택자 취득세·양도소득세 강화 등의 각종 규제도 적용된다. 이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한도를 현행 40%에서 35%로 낮추는 방안과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현재 6억원에서 4억원으로 낮추거나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일부 지역에서 0%로 제한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사진은 이날 가격 상승폭이 확대된 강북 지역 한강벨트 권역인 서울 성동구 지역(왼쪽)과 압구정동(오른쪽) 아파트의 모습. 2025.10.10. myjs@newsis.com /사진=최진석정부가 지난 10월 15일 발표한 '10·15 부동산 대책'은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을 규제지역으로 묶고,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축소한 것은 분양권 전매·실거주 요건을 강화해 투기 수요를 차단하려는 의도였다. 그러나 한 달여가 지난 현재, 정책 목표와 달리 수도권 핵심 단지 과열, 지방 시장 위축이라는 뚜렷한 양극화가 청약시장에서 전개되고 있다.25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 분양한 아파트는 총 15곳(지난 20일 기준)이다. 15곳의 1순위 청약 접수에만 27만5766명이 몰렸다. 이 기간 전국 1순위 청약자(62만856명)의 44.4%가 서울에 몰린 것이다.
단지별로 청약 경쟁률이 세자릿수를 기록한 곳도 상당수다. 이달 청약을 진행한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이 1순위 청약에서 평균 237.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전용 84㎡B형은 531.4대 1의 최고 경쟁률을 나타냈다. 10·15 대책에 따라 25억원 초과 주택의 주택담보대출이 2억원으로 제한되고, 후분양 단지로 10개월 내 모든 대금을 납부해야 하는 조건에도 불구하고, 시세 차익 기대에 5만4000여 명이 몰렸다.
인근 신축 단지 실거래가와 비교하면 전용면적 84㎡ 기준 시세차익이 3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 결과다. 지난 7월 성동구에서 분양에 나선 '오티에르 포레'도 15억원 이상 시세차익이 예상되면서 1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이 688.1대 1에 달했다.
서울의 청약 경쟁률 고공행진은 신규 택지 공급이 한계에 도달하며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위주로 공급이 이뤄져 일반분양 물량이 급감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출 규제가 강화됐지만 시장의 '선별성'만 키웠지 열기를 가라앉히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대책 이후 시가 15억원 이하 주택의 주택담보대출은 6·27 규제로 적용된 6억원 한도가 유지되지만 시가 15억원 초과~25억원 이하 주택은 4억원, 시가 25억원 초과 주택은 2억원으로 대출 한도가 크게 줄었다. 대출이 크게 필요하지 않고 현금 여력을 갖춘 '현금 부자'에게만 기회가 주어지게 된 셈이다.
지방의 사정은 정반대다. 서울을 제외한 전국 다른 지역의 올해 1순위 청약 경쟁률은 평균 4.19대 1이었다. 이는 2013년 1.81대 1을 기록한 이후 1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서울의 1순위 청약 경쟁률은 비서울보다 32.4배 높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 악성 미분양(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9월 기준 2만7248가구로, 1년 전(1만7262가구)보다 57.8% 증가했다. 이 중 84.4%가 지방에 몰렸다. 세제 혜택과 매입 방안이 정책으로 추진됐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투기를 억제하기 위해 '실수요 선별' 구조를 강화하면서 발생한 현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대출·전매 제한은 단기 수익형 청약을 걸러낸다"면서도 "다만 도심 접근성, 교통망, 일자리 밀집도 등 입지 리스크가 낮은 수도권 정비사업 단지에만 몰리고, 인구 감소·만성 미분양·수요 기반이 약한 지방 단지는 선택지 바깥으로 밀려났다"고 분석했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어 청약자들이 몰린 것"이라며 "특히 현금 여력이 충분한 청약자들이 많은만큼 인기 지역 내 청약 경쟁률은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