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층이 정답 아냐” vs “숨막히는 경관 아냐”…‘세운4구역’ 두고 업계도 골머리
언론기사2025.11.29
‘韓 첫 세계유산’ 종묘 경관 훼손 지적
“경관 유지하기 위한 공공의 비용”
“시뮬레이션 결과 압도적 경관 아냐”

서울 종로구 세운4구역 모습. [연합뉴스]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종묘(宗廟) 인근 세운4구역의 고층 건물 개발을 두고 서울시와 정부의 갈등이 심화하자 업계에서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제2의 왕릉뷰 아파트’ 사태 재현 우려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김종헌 배재대 건축학과 교수는 지난 26일 오후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오세훈 서울시정의 세운지역 고층 개발 문제와 대안 찾기’ 긴급 토론회에서 “(빌딩을) 초고층으로 올리는 게 아니라 역사 도심의 경관적 가치를 보존하는 것이 서울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시원한 경관은 맑은 공기, 깨끗한 물과 함께 공공의 자산”이라며 “공기와 물을 위해 공동의 비용을 지불하듯 경관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공공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했다.

김인철 아르키움 대표(건축가)도 발제를 통해 “종묘는 일반적인 유적이 아니라 한국 건축의 진수를 보여주는 상징”이라며 “종묘는 시간의 흐름을 시각화한 공간으로, 그 영역은 외대문부터 종로에 이르는 광장의 공간까지 포함한다”고 말했다. 또 “종묘에서 바라보이는 경관이 훼손되는 것은 서울이 가진 상징적인 풍광을 망치는 것”이라며 서울시의 세운4구역 개발 계획을 비판했다.

지난달 30일 ‘세운재정비촉진지구 및 4구역 재정비촉진계획 결정(변경) 및 지형도면’을 시보에 고시된 뒤 업계에서도 ‘제2의 왕릉뷰 아파트’ 사태 재현을 우려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이번 고시는 세운4구역의 높이 계획을 변경하는 게 주요 골자다. 세운4구역의 건물 최고 높이는 당초 종로변 55m, 청계천변 71.9m에서 종로변 98.7m, 청계천변 141.9m로 변경됐다.

청계천변 기준으로 보면 건물 최고 높이가 배 가까이 증가하는 셈이다.

현재 금융 이자만 연 170억원 수준…사업 좌초 위험도 세운4구역 토지주들이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다시세운광장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주형 기자]다만 서울시 측은 세운4구역이 높이 규제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세운4구역은 종묘로부터 약 180m 떨어져 있어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서울 기준 100m) 밖에 있으므로 ‘세계유산법’ 등에 따라 규제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오세훈 시장은 최근 제333회 서울시의회 정례회 시정질문에서 국민의힘 김규남 시의원의 관련 질의에 재개발 시뮬레이션 3D 이미지를 공개하며 “시뮬레이션을 해보니 그렇게 압도적으로 눈 가리고 숨 막히게 하고 기를 누를 정도의 압도적 경관은 전혀 아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어 “이 그림이 종로 변에 100m가 약간 안 되고 청계천 변에 150m가 약간 안 되는 높이로 지어질 때의 모습”이라며 “정전에 섰을 때 눈이 가려집니까? 숨이 턱 막힙니까? 기가 눌립니까?”라고 되물었다.

시는 또 세운4구역이 정전의 시야각 30도 범위 밖에 있기 때문에 경관을 크게 훼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세운4구역 재개발 사업 지연으로 인한 주민들의 피해도 크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세계유산영향평가에는 대개 2∼3년이 걸리는데, 평가에 오랜 기간이 걸리면 사업이 좌초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오 시장은 현재 금융 이자만도 연 170억원에 육박하며, 만약 평가에 3년이 걸린다면 주민들은 약 500억원대 빚을 떠안게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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