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 100년 앞둔 국내 ‘최고령’ 충정아파트…“재개발 꿈꾼다” [안다솜의 家봄]
언론기사・2025.12.06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3가 충정아파트. [사진=안다솜 기자]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아파트는 어디고, 지어진지는 얼마나 됐을까?
건축물 대장엔 1937년 준공된 것으로 등록됐으나, 1932년 준공됐다는 문헌 기록도 여럿 있어 대략적으로 1930년대 초반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서울 서대문의 ‘충정아파트’. 일제강점기에 지어져 준공 90년을 훌쩍 넘긴 단지다.
지하철5호선 충정로역 9번 출구로 나오면 빛바랜 녹색의 5층짜리 아파트가 보인다. 건물 외벽은 세월의 흔적으로 페인트가 군데군데 벗겨져 있었고 창문 틀은 녹슨, 바로 그 단지다.
아파트 1층 상가에는 식당과 편의점, 사진관 등이 들어서 있고 2층부터가 주거용이다.
기나긴 역사만큼 우여곡절을 겪어 온 충정아파트는 총 40가구의 나홀로 아파트로 1평에서 35평형까지 다양한 면적대로 구성됐다.
국내 처음으로 철근 콘크리트 구조로 지어진 아파트로, 1930년대 당시 건축주였던 도요타 다네마쓰의 이름을 따서 전엔 ‘도요타 아파트’로 불렸다.
해방 후에는 미군 숙소로 쓰였고 6·25전쟁 이후엔 유엔 전용 호텔로도 이용됐다. 이후 정부로부터 건국공로훈장을 받은 김병조씨에 의해 코리아관광호텔로 운영되다가 김 씨의 사기행각이 발각된 뒤 1970년대 서울신탁은행 소유로 넘어가면서 유림아파트로 바뀌었다.
1979년엔 충정로 왕복 8차선 확장 공사로 도로와 붙어있던 약 19가구의 면적이 잘려 나가기도 했다.
과거 박원순 서울시장 때 이 아파트를 보존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왔으나, 안전문제와 주민 갈등으로 결국 2022년 철거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됐다.
단지의 마지막 매매 거래는 2021년으로, 6억원(27평형)에 거래됐다. 현재 네이버부동산에는 30평형 매물이 12억원에 올라와 있다. 8평짜리 임대차 물건은 보증금 300만원에 월세 35만원에 올라와 있다. 충정로 인근 시세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서대문구 충정로 A공인 관계자는 “재개발 이야기가 계속 나오고 있으니 2~3년 안에는 사업이 진행되지 않을까 싶다”며 “아직 사는 사람들도 있고 빈집은 많지 않은 편”이라고 전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4월 전용 69㎡가 보증금 1000만원, 월세 53만원에 임대차 계약이 이뤄졌고 앞서 3월에는 전용 86㎡이 보증금 5000만원에 전세계약이 됐다.
지난해 마포로5구역 제2지구 재개발 조합설립인가 이후 시공사 선정에 나섰지만 불발됐다. 올해 5월 1차 입찰이 유찰됐고, 지난 8월 진행된 2차 입찰에서도 참여 건설사가 없어서 무산됐다.
업계에서는 입지가 괜찮지만 사업 규모가 작고 시공 난도가 높은 편이라 사업성이 뚜렷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당 재개발 사업은 충정아파트를 포함한 인근 저층 주택 일대를 헐고 지하 6층~지상 28층, 192가구 규모의 주상복합 시설로 탈바꿈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혀 있다.
조합은 지난달 시공사 선정 입찰공고를 다시 냈다. 입찰 보증금은 40억원으로 유지했고, 공사비는 평당 98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올렸다. 지난달 열린 현장설명회엔 약 8개의 건설사가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조합은 내년 2월까지 입찰을 마감할 계획이다.
역사를 품은 동시에 안전 문제가 우려되는 충정아파트.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재탄생할지 관심이다.
출처 : 디지털타임스 https://n.news.naver.com/article/029/000299776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