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보다 전세가율 높은 지방 아파트, 왜?
언론기사2025.12.10
"환금성 낮고 가격 방어 어려워…매매보다 전세 선호 증가 영향"지방의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보증금 비율)이 연립·다세대(빌라) 전세가율을 넘어섰다.

통상 전세가율은 연립·다세대가 아파트보다 높은 편인데, 지방에선 거꾸로 빌라보다 아파트가 높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지방 아파트의 경우, 환금성이 낮고 가격 하락 방어력이 약해 보증금을 올리더라도 전세를 택하는 이들이 많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1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0월 기준 지방의 전세가율은 아파트 73.9%, 연립·다세대 주택 66.9%로 나타났다. 아파트가 7%포인트 높다.

이는 서울의 전세가율 양상과 대비된다. 서울 전세가율은 아파트 52.6%, 연립·다세대 주택 68.1%로 아파트가 현저히 낮다.

실거래 사례를 보면 전세가와 매매가 간 격차가 크지 않은 거래가 눈에 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광주시 광산구 산월동 부영1차의 전용 84.98㎡ 경우 지난달 2억6000만원(11층)에 매매거래가 체결됐다. 같은 달 동일 평형 매물이 보증금 2억4000만원(1층)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전세 계약 매물과 비슷한 조건의 1층 매물은 지난 9월 2억25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대전 유성구 전민동 세종 아파트 전용 75.29㎡ 또한 지난달 2억4000만원(15층)과 2억6000만원(12층)에 매매거래가 성사됐는데 같은 달 보증금 2억4000만원(8층)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도 지역에선 매매가와 전세가가 역전된 사례도 보인다. 강원도 춘천시 퇴계동 유승한내들의 전용 84.96㎡은 지난 9월 2억9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되며 최고 보증금을 기록했는데, 동일 평형(2층)의 매물이 지난달 2억8000만원에 팔렸다.

충북 청주시 서원구 개신동 삼익 또한 전용 84.96㎡ 지난달과 이번달 1억4500만원(2층), 1억4000만원(15층)에 집주인이 바뀌었는데, 지난달 동일평형 신규 전세 계약은 보증금 1억5000만원에 성사되며 매매가보다 높은 보증금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전세사기 문제가 지방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 점과 지방 아파트의 낮은 환금성 대비 부대비용 문제가 전세가율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지방도 전세사기 리스크가 한 번 휩쓴 부분이 있어 빌라보다 아파트 전세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에 따라 전세 보증금이 높더라도 아파트로 가려는 수요와 지방 아파트값이 한동안 하락한 점이 맞물려 전세가율 상승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함 랩장은 "수도권은 주택 매수 수요가 강하기 때문에, 매매가와 전세가가 비슷하다면 매수를 택하겠지만, 지방 아파트의 경우 매수했을 때 부담하는 취득세와 재산세, 유지보수 비용 등 부대비용 대비 환금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다"며 "이 때문에 수요자들이 매매가보다 보증금이 일부 높더라도 세 들어 사는 방법을 택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덧붙였다.

안다솜 기자 cotton@dt.co.kr

강원 춘천시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