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6000만원 받고 나가주세요” 태영건설, 퇴사지원금… 건설불황에 퇴사 처우 골머리
언론기사2025.12.10
건설현장, 깊어진 침체. [아이클릭아트 제공]

건설업계가 깊어진 침체 속 인력 줄이기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공사 발주가 줄며 인력 수요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지만, 정규직 중심의 인력 구조 탓에 단기간 인력을 축소하기가 쉽지 않아서다. 무리한 구조조정은 조직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건설사들은 희망퇴직을 단행하거나 퇴사를 원하는 직원에게 지원금을 주는 제도를 신설하는 등 인력 감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10일 디지털타임스 취재 결과 태영건설은 올해 5월 퇴사 지원금 제도를 신설했다.

6개월 재택근무 후 퇴사를 원하는 재직자에게 최대 6000만원을 지급하는 것이 핵심이다. 올해 현재까지 30명에게 지급됐으며 금액으로는 18억원이다.

회사 관계자는 “유동성 위기로 경영 사정이 악화했고, 현장 배치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시행하게 됐다”며 “고용 안정을 지키기 위해 현장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수주 확대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태영건설은 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서 워크아웃에 돌입한 이후 신용등급까지 하락해, 자체 사업의 핵심인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기반 사업에서 사실상 손을 떼고 정부 주도 토목 사업 위주로 수주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파트 공사 물량은 거의 끊기다시피 해 준공 이후 다음 현장이 열리지 않으면서 현장 직무대기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 회사 안팎의 전언이다.

인력 문제는 태영건설만의 고민이 아니다. 대형 건설사들은 작년과 올해 구조조정 이슈가 끊이지 않았다.

대우건설은 작년 노사 협의를 통해 특별위로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고 DL이앤씨는 올해 서대문에서 마곡으로 사옥을 이전하는 과정에서 구조조정설이 제기됐다.

DL이앤씨는 분기보고서 기준 올해 6월 임직원 수가 5165명으로 작년 6월 5772명 대비 600명 이상 줄었다.

이외에도 건설사들은 수주가 줄어든 현 상황을 반영해 본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순환 휴직도 시행 중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창사 이후 최악의 수주 공백을 맞으며 올해 11월부터 내년 4월까지 본사 플랜트 부문 대상 순환휴직에 들어갔다. 1개월간 급여의 70%를 받는 조건이다.

회사의 주력 사업이던 플랜트·인프라 매출비중은 작년 1∼4분기 39.4%에서 올해 1∼3분기 30.8%로 크게 낮아졌다.

건설업계는 공통적으로 공사 현장이 줄어든 점을 인력 감축의 이유로 꼽았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요새는 현장이 없어 대부분 직무대기 상태”라며 “그러다 6개월 동안 새 발령이 나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퇴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공식적인 구조조정이 아니더라도 사실상 무언의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건설 업황 악화와 함께 중대재해처벌법 등 안전 규제가 맞물리면서 건설사들의 비용 부담은 더욱 커졌다. 현장 운영비는 오르는데 공사 수익성은 떨어져 인력 유지 자체가 ‘독’이 되는 구조라는 것이다.

국내 분양 시장은 아직 반등 기미가 없고, 해외 플랜트 발주도 예년보다 크게 줄어 회복의 실마리를 찾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사들이 공사 중단 여파로 수익성이 떨어진 상황에서 중대재해처벌 강화 등으로 안전비용은 늘어나 고용을 유지하기가 더 어려워졌다”며 “수주 회복이 동반되지 않는 한 인력 구조조정 흐름은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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