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 신공항 발 뺀 현대건설 제재 가능성 열렸다
언론기사2025.12.17
국토부, 법제처에 부정당업자 제재 법령해석 요청
법제처 “법령해석 아닌 사실관계 따져봐야” 회신
국토부, 기재부에 현대건설 제재 여부 재요청
사업 불참 근거 미흡하면 부정당업자 지정 가능

서울 종로구 현대건설 계동사옥 전경. /현대건설 제공
국토교통부가 부산 가덕도 신공항 사업에서 발을 뺀 현대건설의 부정당업자 제재를 위해 기획재정부의 판단을 재요청했다. 기재부는 앞서 가덕도 신공항 부지 조성 사업의 수의계약 단계에서 불참을 선언하며 사업에 차질을 빚게 한 현대건설에 대해 “제재 대상으로 삼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법제처에서 ‘현대건설 제재는 사실관계를 판단해 법령 소관 부처에서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는 취지의 답변이 나오면서 다시 한번 기재부가 이를 판단하게 된 것이다.

17일 국토부와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에 따르면 국토부는 기재부에 현대건설에 대한 부정당업자 제재 가능 여부에 대한 법령 해석을 재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부는 현대건설이 활주로 부지의 지반 시추 조사를 미이행하는 등 사업에 불참하게 된 근거가 부족하다는 사실관계를 적어 기재부에 국가계약법 법령 해석을 재차 요청했다. 현대건설이 사업 취소를 결정하기 위한 관련 조사 등이 부족했다고 인정되면 공공 입찰이 제한되는 부정당업자 제재가 가능할 전망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최근 법제처에서 (현대건설의 제재 가능 여부는) ‘법령 해석 대상이 아니라 구체적인 사실 인정에 관한 사안에 해당한다’는 내용의 회신이 있었다”며 “부정당업자 지정 가능 여부에 대해서는 법령 소관 부처에서 판단해야 한다는 내용이어서 기재부에 사실 관계를 명확히 적어 법령 해석을 재차 요청했다”고 말했다.

앞서 현대건설은 지난해 10월 가덕도 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경쟁 입찰이 유찰되면서 현대건설은 수의계약 형태로 이 사업에 참여하려고 했다. 그러나 현대건설은 이후 국토부가 제시한 84개월이라는 공사 기간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지난 5월 사업 불참을 선언했다. 현대건설은 108개월의 공사 기간을 주장했다.

'가덕도신공항'의 조감도. /부산시 제공
국토부는 현대건설의 사업 중도 포기로 2029년 가덕도 신공항 개항에 차질이 생겼다고 판단, 현대건설을 국가계약법상 부정당업자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이를 위해 기재부에 현대건설에 대한 부정당업자 제재가 가능한지 법령 해석을 요청했지만, 기재부는 “현대건설을 부정당업자 제재 대상으로 삼기 어렵다”며 원론적 해석을 내놓았다.

그러면서도 기재부는 “이는 국토부가 제공한 사실관계만을 두고 해석한 것”이라며 “구체적으로 계약 체결 의무가 있는지, 계약을 체결하지 않음에 있어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계약 체결과 관련해 방해가 있었는지 여부 등은 개개의 사안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한다”며 징계의 여지를 남겨뒀다.

이러한 기재부의 법령 해석 결과에 국회에서도 “사실관계를 제대로 적지 않은 탓”이라는 질타가 이어졌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현대건설이 기본 설계 6개월 동안 활주로 부지의 지반 시추 조사를 단 한 차례도 실시하지 않았다”며 “이는 명백한 계약 의무 불이행이자 국가계약법 위반이다”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국토부는 법제처에 다시 한번 현대건설에 대한 제재 가능 여부에 대한 법령 해석을 요청했다.

국토부는 기재부에 법령 해석을 재요청하면서 현대건설이 사업 불참 결정을 내리면서 관련 조사가 미흡했던 부분을 명기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첫 번째 법령 해석 요청 당시 사실관계를 구체적으로 쓰지 않아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지적을 받았다”며 “(현대건설이 국가계약법상 부정당업자에 해당한다는) 구체적인 사실을 보강해서 기재부 판단을 요청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현대건설은 국토부를 상대로 계약 체결에 대한 신뢰를 부여했다. 그런데 기본 설계 과정에서 해상 지반 시추 조사도 하지 않고 공기를 108개월로 제출했고, 입찰 조건을 준수해야 하지만 정당한 이유 없이 이를 준수하지 않아 방해 행위도 있다고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