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임대래” 강남아파트 단톡방 공유 ‘배치표’ 논란
언론기사2025.12.17
서울시 2021년부터 소셜믹스…현실에선 무력화 움직임
“로열층도 임대에 넘어간다” “임대세대 조심하라” 비하글
잠실 르엘 공사현장. 네이버지도 캡처

서울 강남권의 한 대단지 아파트 입주를 앞두고 입주민 단체 채팅방과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임대 세대 좌표 찍기’가 퍼지고 있다. 서울시가 ‘소셜믹스’ 정책(재건축·재개발 아파트 내 동·호수 구분 없는 분양·임대 혼합 배치)을 추진한 지 4년이 지났지만 주요 아파트에선 임대세대 차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6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내년 1월 입주 예정인 서울 송파구 잠실 르엘 아파트의 동·호수 배치표가 확산됐다. 해당 배치표에는 조합원·임대·분양·보류지 등이 색상으로 구분돼 있어 사실상 임대 세대를 특정할 수 있었다.

앞선 2021년부터 서울시는 단지 안에 임대주택을 골고루 섞어 배치하도록 규정한 바 있다. 과거처럼 임대동을 따로 두거나 커뮤니티 시설 이용을 제한하는 방식이 차별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동·층별로 임대를 분산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바꾼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이를 무력화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난다. 특히 배치표가 공개되자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선 “로열층도 임대에 넘어간다” “한강변 단지는 한강뷰도 공공에 내줘야 한다” “임대세대 윗집이나 옆 세대를 조심하라”는 등의 임대세대 비하 글이 올라왔다. 입주도 시작되기 전에 임대 세대에 대한 낙인 분위기가 형성된 셈이다.

내년 1월 입주 예정인 잠실르엘은 총 1865가구 중 198가구가 임대로 공급된다. 이 가운데 일부는 서울시 신혼부부용 공공임대 ‘미리내집’으로 배정돼 이달 입주자를 모집 중이다. 전용 59㎡ 전세금이 8억4240만 원 수준으로 시세 대비 약 30% 싸지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금액은 아니다.

그럼에도 고가 단지일수록 생활 수준, 커뮤니티 정체성 등을 이유로 균질성을 강조하며 임대 세대 유입을 불편해하는 움직임이 강하게 나타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배치표가 사전에 공개되는 것을 막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배치는 보통 조합과 공공에서 협의해 정하는 문제”라면서도 “입주자들이 대략 어느 위치에 들어갈지 위치를 알아야 하는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 이를 악용하는 것이 문제”라고 전했다.

임대 세대와 일반 세대의 갈등은 재건축 현장에서 반복되고 있다. 지난 5월 잠실주공5단지에서는 ‘한강뷰 임대주택’ 배치가 논란이 되며 정비사업 통합심의위원회가 “소셜믹스 원칙에 맞지 않는다”며 사업 심의를 보류했다. 조합이 저층·비선호 동에 임대를 몰아넣으려 하자 제동을 건 것이다. 이후 조합은 배치를 수정했으나 일부 조합원들은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며 반발했다.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도 갈등을 겪었다. 조합장이 ‘전 조합원 한강뷰’를 약속했지만 심의 과정에서 서울시로 기부채납되는 전용 59㎡ 16가구가 한강변 라인에 배치되면서 조합원 조정 배치가 뒤바뀌었기 때문이다. 결국 조합장이 해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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