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허구역 피한 서울 역세권 주상복합 ‘마피’가 1.5억원?
언론기사2025.12.21
7월 입주 ‘힐스테이트 메트로블 청량리’
갭투자 가능·주택수 미포함인데
마피·계약금 포기 매물 줄이어
상가용 실외기 15개, 복도에 집중
협소한 생활폐기물 시설도 갈등 요소

힐스테이트 메트로블 청량리 101동 외부 전경. 주거용 커뮤니티 공간이 자리한 4층 테라스에 상가용 실외기가 설치돼 있다. /박지윤 기자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의 새 주상 복합 단지에 마이너스 프리미엄(마피)이 붙은 매물이 줄줄이 나오고 있다. 이 단지는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 규제를 피했지만, 입주민과 시행·시공사 간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입주민들이 상가·주거 공간 분리와 쓰레기 시설 설비 등이 미흡하다며 시정을 요구하고 있지만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에 처분하려는 것이다.

2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26-14번지 일원에 들어선 ‘힐스테이트 메트로블 청량리’ 도시형 생활 주택 전용 41㎡ 매매 매물은 6억5000만원에 시장에 나와 있다. 8억원대 분양가와 비교해 약 1억5000만원의 마피가 붙은 셈이다. 전용 48㎡ 고층 매물도 마피 3000만원이 붙은 8억6460만원에 시장에 풀렸다. 이밖에 계약금 포기, 가격 협의 가능 등 부가 조건이 붙은 매물이 새 주인을 찾기 위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이 주상복합 단지는 서울시 동대문구 용두동 26-14번지, 지하 6층~지상 28층, 도시형생활주택 288가구와 오피스텔 96실로 이뤄졌다. 도시형생활주택의 경우 지난 2022년 2월 청약 접수를 받은 결과 평균 경쟁률은 47대1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최고 경쟁률은 899대1까지 치솟아 부동산 시장의 이목이 쏠리기도 했다.

힐스테이트 메트로블 청량리는 정부가 지난 10월 내놓은 고강도 규제(10·15대책)인 토허구역 지정을 피한 단지 가운데 하나다. 토허구역으로 지정되면 실거주 요건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에 전세를 끼고 매매하는 ‘갭투자’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도시형생활주택은 아파트와 동일하게 주택법을 따르지만 전용 84㎡ 미만, 300가구 미만을 충족해야 한다. 도시형생활주택은 주택 수에 들어가지 않아 부동산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데다 토허구역 규제까지 빗겨가 자금 부담이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는 장점이 있다.

토허구역 규제 미적용에 역세권 신축임에도 매물에 마피가 잇따르는 이유는 입주민과 시행사 및 시공사 간 단지 내 시설을 둘러싼 갈등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힐스테이트 메트로블 청량리 101동 주거용 피트니스 시설이 자리한 4층 테라스에 상가용 실외기들이 설치돼 있다. /박지윤 기자
입주민들은 62곳의 상가에서 사용되는 에어컨 실외기 17개 가운데 15개가 전부 4층 주거용(도시형생활주택, 오피스텔) 커뮤니티시설로 가는 복도에 몰려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입주민 A씨는 “현재 상가 62곳 중 4~5곳만 임차를 마친 상태인데 상가 임차인이 모두 입주해 전체 실외기가 작동되면 주거용 커뮤니티시설을 이용하는 입주민이 오롯이 소음, 분진, 발열을 견뎌야 하는 구조다”라며 “상가용 실외기는 1~3층 상가 시설에 설치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실제 101동 4층에 자리한 도시형 생활 주택과 오피스텔 입주민 전용 체육 시설로 이동하는 테라스에는 바깥 전망을 가릴 정도로 큼지막한 상가용 실외기 5개가 설치돼 있었다. 비상 대피로가 설치된 곳 바로 옆에도 상가용 실외기가 자리하고 있었다.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상가용 실외기 때문에 비상 대피로가 눈에 띄지 않아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입주민들의 주장이다.

힐스테이트 메트로블 청량리 101동 주거용 피트니스 시설이 자리한 4층 테라스 비상대피로 옆에 상가용 실외기가 설치돼 있다. /박지윤 기자
단지 내 생활 폐기물 처리 시설도 입주민들이 지적하는 문제 가운데 하나다. 단지 1층의 생활 폐기물 시설로 가는 길은 사람 2명이 간신히 지나갈 정도로 폭이 좁았는데, 이는 차량 진입이 원활해야 한다는 건축 심의 기준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올해 2월 기준 동대문구청 건축위원회 심의 기준을 보면 생활 폐기물 시설로는 ‘차량의 진입이 원활하고 주민이 이용하기 편리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또 주거 시설 총 384가구와 상가 62곳의 생활 폐기물을 처리하는 장소가 협소해 상가와 주거 시설 입주가 모두 완료되면 쓰레기가 넘쳐나 입주민 불편이 심화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힐스테이트 메트로블 청량리 102동 단지 내 생활폐기물 시설 전경. 칸막이를 기준으로 각각 도시형생활주택(사진 왼쪽), 오피스텔(가운데), 상가 전용구역에 생활폐기물 시설 보관소가 설치돼 있다. /박지윤 기자
힐스테이트 메트로블 청량리 101동 1층 단지 내 생활폐기물 보관소로 가는 통로 전경. 통로는 입주민 2명이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협소해 차량 진입이 불가능한 상태다. /박지윤 기자
시공사인 현대건설은 상가용 실외기가 주거용 공간으로 가는 테라스에 놓인 것에 대해 “2~3층 테라스는 상가 면적에 포함돼 이동이 어려운데, 4층 테라스 면적은 외부 공간(필로티)으로 건물 전체에 주어진 공간이므로 설치에 이상이 없다”며 “실외기 설치 위치는 설계 및 인허가 단계에서 관련 기준에 따라 사전 확보된 공간이다”라고 답변했다.

현대건설은 생활 폐기물 보관소 위치와 면적에 대해서도 “생활 폐기물 보관소도 인허가를 받은 사항으로, 지상 내 수거 차량 동선 확보, 통행 안전, 건축 설계상 제약 등 다양한 현실적 조건을 고려한 것”이라며 “입주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에어가이드 설치, 식재 설치, 가벽 설치, 엘리베이터 내 에어컨 설치(유료 옵션) 등 다양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동대문구 관계자도 “이미 서울시 건축 심의를 거쳐 준공 승인을 받았기 때문에 문제 될 것은 없다”며 “생활 폐기물 보관소 시설 면적에 대한 규정이 따로 없는 데다, 차량의 진출입이 가능해야 한다는 규정도 권고 사안이라 강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상가 실외기가 자리한 4층 테라스 공간도 서비스 면적인 공용 공간이어서 도시형 생활 주택과 오피스텔 전용 시설이라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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