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집값 더 오른다…토허구역 부작용 보완 시급"
언론기사2025.12.23
주산연, 내년 서울 4.2%, 수도권 2.5% 상승 전망
정부규제로 '매물 잠김' 심화…전월세 폭등 우려
"집 팔기 쉽게하고, 도시정비 확대 신중해야"
"집값 상승을 잡기 위해 최근 (서울 내) 도시정비사업 구역지정을 빠르고 크게 확대하고 있는데, 단기적으로 보면 공급 효과는 없고 오히려 집값을 올리는 효과가 더 큽니다."

올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집값이 크게 오른 데 이어 내년에도 상승 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똘똘한 한 채 선호로 수도권 주요 입지로 수요가 몰리는 반면, 공급은 예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특히 공급을 늘리기 위해 추진하는 대규모 정비사업 구역지정 역시 집값 상승의 한 요인으로 꼽혔다. 정부 규제로 수도권 '매물 잠김' 현상이 심화하면서 전월세 시장 상승세도 더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했다.

2026년 주택 매매가격 전망/그래픽=비즈워치서울 집값 4.2% 상승, 지방도 4년 만에 반등

주택산업연구원은 2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2026년 주택시장 전망과 정책방향'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주산연은 정부의 투기억제, 공급확대 등 강력한 대책으로 수도권 주택시장이 다소 진정될 가능성이 있지만, 주요 경제변수와 공급 부족 누적 등으로 인해 전반적인 상승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더 크다고 봤다.

서종대 주택산업연구원장은 "지난 10년 동안 명목성장률을 크게 웃도는 유동성 증가로 자산가격 상승압력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대출금리 하락과 지난 4년 동안 누적된 60만가구 수준의 착공물량 부족 등으로 주택가격은 올해의 상승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주택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상승요인으로는 '유동성'과 '금리'를 꼽았다. 유동성(M2)이 지난해 4045억원에서 올해 10월 4466억원으로 크게 높아졌고, 주담대 금리는 지난해 4.25%에서 올해 3.98%, 내년 3.65%대로 낮아질 것으로 봤다.

아울러 30세 도달인구 및 가구 수 증가에 다른 수요 확대, 인허가 착공 등 공급 선행지표 감소에 따른 공급 부족 등도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과거 수급과 경기 상황이 집값에 영향을 크게 미쳤던 때와 비교해 가격 영향이 더 복잡하고 복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게 연구원 분석이다.

착공 기준 내년 신규 주택공급 물량은 올해 대비 4만2000가구 늘어난 32만가구로 전망했다. 단 이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 평균(52만7000가구) 착공 규모와 비교하면 20만가구 이상 줄어든 규모다.

연간 25만가구 규모 공급이 요구되는 수도권 내 착공 예상 규모는 21만가구다. 준공은 2~3년 전 착공물량 감소로 올해보다 3만가구 줄어든 12만가구로 예상했다. 예년 평균(22만1000가구)의 절반 수준이다.

이에 따라 내년 주택 매매가격은 올해 대비 서울이 4.2% 상승하고 수도권은 2.5%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수도권 외 지방도 4년간의 하락을 마치고 0.3%, 전국은 1.3%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주택산업연구원이 23일 오전 대한상공회의소에서 '2026년 주택시장 전망과 정책방향'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서종대 주택산업연구원장이 내년 주택시장 전망과 정책방향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사진=김미리내 기자"규제 완화보다 부작용 보완 시급"

주산연은 특히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확대한 것과 관련해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시급히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산연은 올해와 내년 주택거래량이 정상 거래(연 90만건)의 70% 수준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올해의 경우 연간 거래량(추정)은 68만7000건, 내년은 이보다 줄어든 65만건으로 예상했다.

거래량 감소는 서울과 경기 12곳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은 영향이 크다. 서종대 원장은 "다주택자가 주택을 매각하고 싶어도 임대 기간이 남아있는 경우 실수요자 즉시 입주가 불가능해 매각이 어렵다"면서 "(매물 잠김을 해소하기 위해) 임대 중인 주택 매입 시 입주를 임대기간(2년)이 끝나는 시점까지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토허구역을 묶지 않았으면 모르지만, 이미 묶은 후라면 당장 푸는 것은 또 다른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면서 "대신 토허구역 지정으로 발생하는 부작용들을 보완하는 정책들을 시급히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규모 정비사업 지정이 상승 불러…접근 신중해야"

정비사업 확대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 원장은 "공급부족시기 대단위 단지 구역지정 등을 과도하게 추진할 경우 당장 공급확대는 없고 집값 상승만 부추길 수 있다"며 "도시정비사업은 공급확대 효과가 나타나는 시점을 따져 꾸준히 진행하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역지정 후 실제 착공까지 5~7년 이상이 걸리는데 구역지정 전과 지정 후 주택가격이 크게 뛰면서 공급 효과가 없는 상황에서 가격 상승만 이끌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서 원장은 "최근 재건축·재배발로 늘어나는 공급 물량은 10% 수준에 불과하다"면서 "조금씩 공급되는 물량은 가격 안정에 효과가 없어 대규모로 공급물량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거래 감소, 매물 잠김으로 인한 전월세 시장 급등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서 원장은 "비아파트 공급 감소, 아파트 입주 물량 부족, 토허구역에 따른 매물 잠김으로 전월세 가격이 내년 굉장히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전세사기, 전세대출 규제 등으로 월세화가 빨라지면서 임차인들의 거주비 부담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똘똘한 한 채 선호와 매물 잠김으로 거래량이 줄면서 가격이 점진적 상승이 아닌 거래 몇 건으로 뛰는 계단식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내년 주택정책 방향은 기존 수요억제 대책 중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사항을 보완하고, 단기간 공급할 수 있는 중소규모 정비사업 등을 추진하는 등 공급의 양과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신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