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부모 찬스?..."수억 집, 무슨 돈으로 샀죠" 더 꼼꼼히 들여다본다
언론기사2025.12.24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및 주택 단지. 2025.10.28/뉴스1 /사진=(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2026년 부동산 시장은 거래 관리 강화와 제도 정교화에 방점이 찍힐 전망이다. 급등과 급락을 반복한 최근 3년간의 시장 변동성, 전세사기·편법 증여 논란, 고가 주택 거래 증가에 따른 자금 출처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을 기점으로 부동산 거래 과정 전반에 대한 검증 시스템을 강화하고 세제·금융 제도는 시장 상황에 맞게 부분 조정하는 전략을 준비 중이다. 시장 신뢰 회복과 거래 투명성 확보가 우선 과제로 부상했다는 평가다.

가장 큰 변화는 2026년 1월부터 본격화되는 부동산 거래 관리 강화다. 고가 주택 거래를 중심으로 자금조달계획서 검증이 대폭 강화된다. 자금조달계획서는 주택 구입 등 부동산 거래 시 자금의 출처를 투명하게 밝히는 필수 서류다. 투기 과열 지구 및 조정 대상 지역 6억원 이상 주택 거래 시 의무 제출해야 한다. 자기 자금(예금, 주식 매각 등)과 차입금(대출, 가족 차용 등)을 항목별로 작성하고 증빙 자료를 첨부해야 한다.

기존에는 형식적으로 제출되던 자금조달계획서가 이제는 금융자료·세무자료와의 교차 검증 대상이 된다. 차입금의 경우 현재는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외에는 '그 밖의 대출'로 기재해도 무방했지만 내년부터는 사업자대출도 별도로 표기해야 한다. 액수는 물론 자금을 차입한 금융기관명도 필수다. 이는 사업자대출을 기업 운영 목적이 아닌 주택 구입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조사하기 위한 조치다.

특히 △부모·친인척 차입 △법인 자금 유입 △편법 증여·차명 거래 여부 등이 집중 점검 대상이다. 국토교통부와 국세청, 금융당국 간 정보 연계가 강화되면서 거래 이후 사후 조사 가능성도 높아진다. 이에 일각에서는 고가 아파트 거래의 진입 장벽이 한 단계 더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같은 시기 월세 세액공제 적용 대상 확대도 시행된다. 무주택 서민·청년층의 주거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로 소득 요건과 주택 요건이 일부 완화될 예정이다. 월세 비중이 빠르게 늘어난 서울·수도권 임대 시장을 고려한 정책이다. 다만 임대인 입장에서는 월세 소득 노출이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임대차 신고제와 결합한 관리 강화 효과도 동시에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1월부터 주택담보대출 위험가중치가 현재 15%에서 20%로 상향 조정된다. 은행권의 대출 취급 여력이 줄어들어 내년에도 대출 한파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위험가중치가 20%로 높아지면 1조원의 주택담보대출을 실행하기 위해서 은행이 적립해야 하는 자기자본이 15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증가한다는 의미다. 은행의 자기자본 부담이 늘어나는 만큼 대출 취급 규모를 줄이는 방법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2월에는 소규모주택정비사업 여건 개선이 예정돼 있다. 모아타운·가로주택정비사업 등 도심 내 공급 수단의 사업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보완이 핵심이다. 인허가 절차 간소화, 용적률·층수 기준 조정 등이 논의되고 있다.

4월에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부담 구조 개편이 예정돼 있다. 주택담보대출 금액별 주택신용보증기금 출연요율을 평균 대출액 이하에는 0.05%, 평균 대출액 초과~2배 이내는 0.25%, 평균 대출액 2배 초과는 0.3%를 차등 적용한다.

내년 시장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해제 및 조정 여부다. 일부 지역에서는 규제 장기화에 따른 거래 경직성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정부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정치 일정도 변수다. 지방선거 이후 연내 종합부동산세와 정비사업 지원책 손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주택자·고가주택 보유자에 대한 세 부담을 다시 조정할지 여부를 두고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 연구원은 "내년도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장 큰 변수는 세금 관련 정책"이라며 "보유세가 강화되면 다주택자나 고가 주택 보유자의 매물 출회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거래세(양도세, 취득세)를 완화하는 정책과 보유세 강화가 병행된다면 강남3구, 용산, 마포,성동구 등 상급지 중심 다주택자 매도 물량 증가에 따른 가격 조정 가능성이 있다"며 "1주택자에 대한 보유세가 강화될 경우 고가지역 내 장기 보유한 소유자들의 매도 물건 중심으로 매물이 출회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