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배불리기”… 한일시멘트, 어닝쇼크에도 이익 70% 배당
언론기사2025.12.30
영업이익 2714억→1605억 전망
업황 악화에도 배당성향 높여
“경영 악화 악순환에 빠질 것” 우려
배당락일 外人 10만주 넘게 매도

그래픽=정서희
한일시멘트의 올해 영업이익이 40% 넘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순이익 기준으로 지난해 반 토막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건설 경기 불황에 따른 매출 감소와 고정비 증가 등에 따른 영향이다. 금융투자 업계에선 “2026년까지 출하량 반등이 힘들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일부 제품의 평균 가동률은 30%대까지 하락했다. 총 생산 가능한 제품량의 30%만 출하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 한일시멘트가 연간 이익의 70%를 배당하겠다고 밝히면서 일각에서는 “대주주를 위한 무리한 배당”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불황 장기화에 대비해 유보금을 쌓거나 새로운 먹거리인 신사업 투자에 쓰일 돈을 주주의 주머니 속으로 넣는다는 것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배당락일이었던 29일 한일시멘트 주가는 5% 넘게 내렸고, 외국인 투자자는 10만주 이상 매도했다. 배당락일은 배당 권리가 사라지는 날로 보통 배당 기준일 하루 전이다. 배당락일 전날까지 주식을 보유하면 배당금을 받을 수 있지만 배당락일부터는 주식을 보유해도 그해 배당금을 받을 수 없다.

영업이익 전망치 1109억원, 전년比 40% 넘게 줄어
3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한일시멘트의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 평균치)는 160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714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을 고려하면 1년 만에 영업이익이 1109억원(40.8%) 급감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1990억원에서 1025억원으로 965억원(48.4%) 줄 전망이다.

수익성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것은 고정비 상승과 업황 불황에 따른 수요 부진이다. BNK투자증권에 따르면 3분기(9월 말)까지 주요 제품의 출하량은 크게 줄었다. 제품별로는 시멘트가 691만9000루베(㎥)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4% 줄었고, 콘크리트 특화 제품인 레미콘(157만9000루베(㎥)·-20.6%), 시멘트와 모래를 섞은 제품인 레미탈(240만5000루베(㎥)·-27.0%)도 각각 20% 넘게 출하량이 감소했다.

출하량 감소로 평균 가동률도 크게 떨어졌다. 평균 가동률은 기업의 총 생산 능력 대비 실제 출하량의 비율이다. 3분기까지 시멘트의 평균 가동률은 58.3%로 전년 동기(65.0%)보다 6.7%포인트 하락했고, 레미콘도 같은 기간 평균 가동률이 28.7%에서 22.8%로 내렸다. 레미탈도 42.8%에서 31.4%로 평균 가동률이 급락했다. 신동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2025년 하반기 (공동주택 등) 분양 물량이 소폭 증가하면서 착공 면적도 반등이 가능하겠지만 착공 후 레미콘과 시멘트 출하가 이뤄지는 시차를 고려할 때 2026년까지는 유의미한 출하량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래픽=정서희
배당으로 순이익 70% 지급, 배당락일 주가는 급락
시장에선 ‘어닝쇼크’ 수준의 업황 악화 속에서 배당 성향을 크게 높인 것에 대한 우려도 있다.

지난 16일 한일시멘트는 2025년 결산 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1000원을 배당한다고 공시했다. 총배당액은 731억원이다. 배당 금액은 지난해와 같다. 그러나 이익이 크게 줄 전망이어서 배당 성향은 급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 전망치의 45.5%, 순이익 전망치의 71.3%에 해당하는 금액을 배당으로 지급해야 한다. 배당금 중 75.75%(5246만4952주)는 최대주주인 한일홀딩스와 특수관계인에게 돌아간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배당을 많이 받기 위해 실적이 악화하는데도 배당 성향을 올리면 사내 유보금이 줄고 투자도 못 하게 되면서 다시 이익이 감소하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익 급감이 예상되는 데 배당 성향을 높이면서 배당액을 전년과 같은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주가 변동성도 커졌다. 배당락일이던 지난 29일 한일시멘트의 주가는 전날보다 5.08%(980원) 급락한 1만8300원까지 내렸다. 시가총액도 하루 만에 720억원이 사라졌다. 외국인은 이날 10만400주(18억원)를 매도했다. 증시에서 배당만 받은 후 주식을 매도하는 투자자들의 표적이 된 셈이다.

최대 주주가 기업 실적과 관계없이 배당을 받으려는 태도를 개선하기 위해 최대주주에 대한 배당을 줄이는 차등 배당제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대 주주가 50% 넘게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면 소액 주주들보다 배당을 적게 받는 차등 배당제도 등을 적용해 기업의 건전한 경영활동을 보장하면서도 소액 주주에게 기업의 이익이 많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방법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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