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오르는데, 안 팔릴것"...공급절벽에 남은 건 '세금' 카드 뿐?
언론기사2026.01.04
[2026 부동산시장 전망]① (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이 2006년 이후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26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있다. 지난 25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2월 넷째 주(22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가격은 전주 대비 0.21% 올랐다. 올해 2월 첫주부터 46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고, 상승 폭으로는 10월 넷째 주(0.23%) 이후 8주 만에 가장 높다. 자치구별로는 성동구가 하왕십리·금호동 위주로 0.34% 뛰었고 송파구도 문정·거여동 재건축 추진 단지 위주로 0.33% 상승했다. 2025.12.2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지난 1년간 이재명 정부는 세 번의 부동산 정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강력한 수요 억제책으로 부동산시장 안정화를 노렸지만, 시장은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곳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은 10·15 대책 이후 거래는 크게 얼어붙었지만, 일부 강남권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한 서울 집값이 과열 양상을 보이는 상황에서도 비(非)수도권 집값은 다른 양상이 나타났다.

올해도 이 같은 부동산 양극화는 더 심해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거래 절벽' 속에서도 상승 거래가 지속되는 원인을 '공급 부족'과 '매물 잠김'에서 찾는다. 부족한 주택공급이 서울·수도권 집값 하단을 떠받치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여기에 '최후의 카드'로 꼽히는 부동산 세제도 올해 주택 시장의 최대 변수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완만한 우상향'을 예상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입주 물량 감소, 유동성 증가, 기준금리 인하 기조를 고려하면 상승 흐름이 하락으로 전환되긴 어렵다"며 "대출 규제와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지역 규제는 이미 써서 남은 건 세금 카드지만, 6월 지방선거 전에 꺼내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강남권 등 한강벨트나 입지 조건이 좋은 신축 대단지 등 서울 일부 지역에 쏠림 현상은 이어질 전망이다. 서울·수도권은 공급 부족과 통화량 증가, 금리 인하 기대가 겹치며 서울은 5% 이상, 수도권은 2~3% 수준 상승에 무게가 실린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공급절벽과 매물 잠김이 가격을 밀어 올리지만, 대출 규제가 거래를 눌러 '오르는데 안 팔리는' 장이 반복될 수 있다"며 "수요는 신축 중심으로 쏠리고, 전월세는 입주 감소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직격탄을 맞아 우상향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거래 측면에선 매물 잠김이 '동맥경화'처럼 심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강도 높은 규제 영향으로 매물 순환이 막혀 '동맥경화'처럼 거래가 굳을 수 있다"며 "일부 규제 완화를 통해 기존 매물이 시장에 풀려야 아파트 가격을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2026년을 "거래 절벽에서 매물 찾기 자체가 관건이 되는 시기"라며 "특정 시점보다 매물 경쟁력으로 거래를 판단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2026년 부동산시장 전문가 8인 전망/그래픽=윤선정강남권 집값 상승폭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 연구원은 "강남권 부동산의 하방 경직성은 강하겠지만, 큰 폭의 가격 상승 역시 제한적일 수 있다"고 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공급부족에서 나오는 강력한 상승 에너지를 더 강력한 규제로 막는 상황"이라며 상반기 강세 뒤 하반기에는 상승 여력이 약해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올해 시장 화두는 '입주 물량 부족'이다.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는 "서울 입주가 약 1만6000가구 수준까지 급감할 수 있다"며 "서울의 입주 물량 급감이 공급절벽을 가속화 해 집값 하단을 받칠 가능성이 크다"고 꼬집었다. 이에 임대차 시장은 매매보다 더 불안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다주택자 규제 기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민간의 임대매물 자체가 감소할 수밖에 없다"며 "기업형 임대나 공공임대로 모두 만회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선호 현상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 전문위원은 "똘똘한 한 채는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 규제 영향 외에도 금융자산과 부동산의 효율적 자산 운용이라는 추세적인 영향"이라며 "고가 1주택자에 대한 세제 혜택 축소 시에는 일부 흔들릴 수 있지만, 큰 틀에서는 선호도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책 변수로는 세제가 꼽힌다. 윤수민 전문위원은 "공급부족에서 나오는 상승 에너지를 규제로 막는 상황"이라며 "매물 부족이 이어지는 강남권은 상승세가 유효하겠지만, 보유세 등 하반기 정책 변수에 따라 분위기가 급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전문위원은 "6·27 대출 규제와 10·15 지역 규제 기조는 올해도 큰 틀에서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지방선거 이후에는 세법 개정 논의까지 본격화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