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금 올릴게요" 그래도 눌러앉을 수밖에...'갱신'이 기본 된 전세시장
언론기사2026.01.04
삽화,집값,아파트값,상승,일러스트 /사진=임종철
올해 전세·월세 모두에서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서울 전월세 시장에서 기존 계약을 그대로 이어가는 '갱신' 거래가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2025년 1월1일~12월31일까지)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 25만8398건 가운데 갱신 거래는 9만8489건으로 전체의 38%에 육박했다. 지난 2024년 전체 25만1424건 중 갱신거래가 7만5000건이던 것과 비교하면 2만3000건 이상 증가했다. 새로 전세나 월세를 찾아 집을 옮기기보다 기존 계약을 유지하려는 세입자가 많아졌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갱신 비중이 늘어난 것에 대해 이사 선택권이 줄었다는 방증으로 해석한다. 매물 자체가 부족한 상황에서 전세 가격이 다시 꿈틀대자, 세입자들은 불확실성을 감수하기보다 기존 계약을 최대한 연장하는 쪽을 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중개업소 대표는 "집을 보러 오는 분들보다 '전세 연장이 가능한지' 묻는 전화가 더 많다"며 "마땅한 대체 물건이 없다 보니 집주인이 보증금 일부 인상을 요구해도 어느정도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임대차 2법의 영향으로 갱신청구권이 시장에 안착하면서 갱신이 하나의 선택지가 아닌 '시장 관행'처럼 자리잡은 측면도 있다. 하지만 이는 동시에 시장 내 유통 가능한 전세 물량을 더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같은 흐름은 올해 전세 물량 감소, 임대인의 월세 선호, 비(非)아파트 세입자의 이동 수요까지 겹쳐 더욱 강화 될 것으로 보인다. 분양가 상승과 공사비 인상, 재건축·재개발 지연 등으로 신규 입주 물량이 예상보다 줄어드는 가운데 기존 전세 물건도 시장에 거의 나오지 않고 있다.

아울러 임대인의 월세 선호도 심화된다. 금리 환경 변화가 결정적이다. 예금·채권 등 안정자산 수익률이 높았던 시기에는 목돈을 받아 운용하는 전세가 유리했다. 그러나 금리가 변동하는 국면에서 보증금 반환 리스크가 커지자 '꾸준한 현금 흐름'을 확보할 수 있는 월세가 상대적으로 매력적으로 떠올랐다. 특히 공실 위험과 보증금 반환 부담을 동시에 고려하면 전세보다는 월세 혹은 반전세를 선호하는 쪽으로 기울게 된다.

실수요자 측면에서 비아파트 전월세 수요 이동 역시 이같은 흐름을 강화한다. 최근 연립·다세대,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전월세 지수가 빠르게 올라 주거비 부담이 커졌다. 비아파트 전월세 시장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 것이다. 이에 평수를 줄여서라도 아파트로 가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또 학군·교통·보안 등 생활 편익을 중시하는 추세가 강해지면서 신혼부부·맞벌이·자녀가 있는 가구를 중심으로 아파트 선호 현상이 재확인되고 있다. 문제는 아파트 전세 시장이 이미 타이트하다는 점이다. 비아파트에서 빠져나온 수요가 아파트로 유입되면서, 전세 경쟁·가격 상승이 동시에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 세 가지 요인이 맞물리면 새해 전월세 시장은 가격 상방 압력이 구조적으로 누적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전세 매물 감소로 전세가격이 오르고 월세 선호로 전환된 공급이 다시 월세 가격을 밀어 올리는 셈이다. 여기에 아파트 선호 수요까지 더해지면 인기 지역 중심으로는 이중, 삼중의 '가격 압박'이 나타날 수 있다.

일각에서는 매매보다 임대차 시장의 가격 상승과 혼란이 더 클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김인만 부동산연구소장은 "매매 시장보다 전월세 시장 흐름이 더 심각한 문제"라며 "입주물량 감소, 갱신계약 증가로 기존매물도 잠기고 대출규제로 매매수요가 전세로 전환되면서 전세는 강세, 월세는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는 "신규 입주물량이 줄어들고 토허제로 인해 매수하면서 전세를 줄 수 없기 때문에 전세가격은 집값 상승률을 상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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