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오르는 집만 더 올랐다…서울 아파트값, 절반은 文정부때 보다 낮아
언론기사2026.01.05
서울 집값 19년만에 최대 상승
노도강 등 12개구 최고가 못깨
강남권·한강벨트와 강세와 대조

12월 상위 20% 아파트값 34억
하위 20% 아파트는 4억원대
정부 규제에도 양극화 최고조

지난해 서울 아파트 가격이 19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일부 지역은 주춤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25개 자치구 중 절반의 집값은 문재인 정부 시절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서울과 그 외 지역뿐 아니라 서울 내에서도 집값 양극화 현상이 극심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정부가 고강도 부동산 규제를 내놓을 때마다 서울 ‘한강벨트’ 지역 집값만 급격히 올라, 정부의 규제가 집값 초양극화 현상을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4일 KB부동산에 따르면 강북·노원·도봉·동대문·서대문·성북·은평·중랑·강서·관악·구로·금천구 등 서울 25개 자치구 중 12곳의 월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100 미만이었다. 이 지수는 2022년 1월을 기준(100)으로 집값의 추이를 보여준다. 12개 자치구의 아파트 가격이 4년 전보다도 낮다는 뜻이다.

심지어 지난해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19년 만에 가장 가팔랐지만, 일부 지역 집값은 오히려 내려가는 모습을 보였다. 금천구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2024년 12월 89.3에서 지난해 12월 88.9로 오히려 떨어졌다. 지난해 12월 기준 매매가격지수가 가장 낮은 도봉구(81.9)의 경우 지수가 지난해 내내 81 선에서 횡보하기도 했다. 이는 2020년 11월(82.0) 수준이다.

서울 도봉구 아파트 단지 모습. [뉴스1]실제로 금천구 ‘한신아파트’ 전용면적 84㎡는 2021년 9월 8억5000만원이라는 최고가를 기록한 이후 6억원대에서 손바뀜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달 5일에 체결된 최신 거래가격 역시 6억원이었다. 도봉구의 ‘럭키아파트’ 전용 84㎡ 역시 지난해 내내 5억원대로 거래가 이뤄졌다. 2021년 6월 6억9000만원의 최고가를 기록한 이후 6억원을 넘는 거래는 손에 꼽을 정도로만 체결됐다.

결국 지난해 서울 집값 폭등을 이끈 건 소수의 한강벨트 지역이었다. 지난 한 해 동안 지수의 상승폭이 가장 큰 곳은 송파구로 2024년 12월 99.9에서 지난해 12월 123.9로 24포인트나 올랐다. 다음으로는 성동구로 같은 기간 지수가 97.8에서 120.3으로 22.5포인트 높아졌다. 상승률로 환산하면 1년간 송파구는 24%, 성동구는 23% 집값이 오른 셈이다. 강남구(21.9포인트)와 광진구(20.5포인트)도 같은 기간 지수가 20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자치구별 매매가격지수 자료가 등록된 2002년 12월 이래로 1년 동안 지수가 20포인트 이상 오른 적은 지난해 말고 없었다.

한강벨트 인기 아파트의 경우 1년 새 가격이 50% 가까이 급등하기도 했다. 송파구의 ‘리센츠’가 대표적이다. 이 아파트의 전용 59㎡는 2024년 20억원대 초반에 거래되다가 지난해 7월 30억원에 새 주인을 찾는 등 가격이 급등했다. 성동구의 ‘래미안 옥수리버젠’ 전용 59㎡ 역시 2024년 16억원대로 매매가격이 형성됐는데, 지난해 10월 23억4000만원에 손바뀜이 일어나는 등 1년 새 가격이 50% 가까이 상승했다.

이에 따라 서울 내에서도 집값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의 5분위 배율은 6.9로 집계됐다. 자료가 등록된 2008년 이후 5분위 배율은 4~5 사이에서 움직이다가 지난해 4월 처음으로 6을 넘겼다. ‘똘똘한 한 채’ 현상 심화 등으로 조만간 5분위 배율은 7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5분위 배율은 상위 20%인 5분위 평균 집값을 하위 20%인 1분위 평균 집값으로 나눠 산출한다. 수치가 클수록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는 걸 뜻한다.

특히 지난해 정부의 고강도 대출·부동산 규제가 서울 내 집값 양극화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로 광진구의 지난해 7월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106.0으로 전월보다 2.8포인트 상승했다. 11월 지수는 117.9로 전월보다 4.2포인트나 높아졌다. 성동구의 지수도 6월 104.4에서 7월 107.5로 3.1포인트 올라갔고, 11월 지수도 118.9로 전월보다 4.4포인트나 급등했다. 집값이 소폭 오른 노원·은평·중랑·구로구 등은 지난 한 해 동안 지수 상승폭이 4포인트 미만이었다.

정부는 6·27 대출 규제를 통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전역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일괄 6억원으로 제한했다. 10·15 부동산 대책을 통해서는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과 규제지역(조정대상지역 및 투기과열지구)으로 묶었다. 고강도 규제가 연달아 도입되자, 현금 여력이 있는 실수요자들이 아예 아파트를 못 사게 될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계약을 서두른 것으로 보인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 랩장은 “서울 내 일부 지역은 지난해 집값 상승률이 1% 미만이었는데, 이는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자산가치로서는 오히려 가격이 떨어진 것”이라며 “과거 집값 급등기엔 모든 지역에서 시세차익을 볼 수 있었지만, 금리가 오르며 투자자들이 신중해지며 ‘똘똘한 한 채’ 현상이 심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주식을 비롯해 금과 원자재, 미국 주식 등 다른 투자상품의 수익률도 높아지며 부동산 투자는 더 안전하고 확실한 곳에 하려는 경향이 강해졌다”며 “부동산 양극화가 심해지며 어디에 사는지를 기준으로 계급이 나뉘는 현 상황이 바람직하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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