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애들, 회사도 입지 따져"…이유있는 '프라임 오피스' 전성시대
언론기사・2026.01.06
정근영 디자이너 “서울 프라임(최상급) 오피스 공실률은 0.85% 수준입니다. 사실상 공실이 없다는 얘기죠.“ 임동수 CBRE코리아 대표가 5일 전한 서울 오피스 시장 분위기다. CBRE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오피스 시장 거래 규모는 지난해 24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2020년 12조원대였던 시장 규모는 코로나19 이후 2023년 7조원대로 쪼그라들었지만 서울 직장인들의 사무실 복귀에 힘입어 2024년 13조원대로 회복했다. 이어 지난해는 성장세가 더 가팔라졌다. 오피스 시장이 커지며 국내 상업용 부동산(오피스ㆍ물류센터ㆍ상가) 전체 거래 규모도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33조원을 돌파했다(33조8000억원).
김경진 기자 CBRE코리아는 세계 최대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ㆍ투자기업인 미국 CBRE그룹의 한국 법인이다. 국내외 기업ㆍ투자자를 상대로 국내 상업용 부동산(오피스ㆍ물류센터ㆍ상가) 거래 등을 자문해주고 있다.
임 대표는 “해외 투자자들이 코로나19 이후 서울은 어떻게 단기간에 ‘리턴 투 오피스’(Return to officeㆍ사무실 복귀)가 이뤄졌냐고 놀라워한다”며 “공실률이 낮아 투자 가치가 높다 보니 해외 투자자들이 한 발 앞서 서울 오피스 투자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주요 도시의 프라임 오피스 공실률은 지난해 평균 14.8%로 여전히 두 자릿수의 높은 공실률을 기록 중이다. 국내 오피스 시장도 2020년 코로나19 발발 후 공실률이 한 때 12%까지 치솟았지만, 빠르게 사무실 복귀가 이뤄지며 시장이 전 세계 중 가장 빨리 회복했다.
정근영 디자이너 코로나19 이후 국내 오피스 시장의 또 달라진 트렌드는 대기업, 유망 기업일수록 앞다퉈 최고급 입지의 프라임 오피스를 찾는다는 점이다. 프라임 오피스는 서울 3대(강남ㆍ도심ㆍ여의도) 업무지구 내에서도 입지ㆍ규모ㆍ임대 수요가 가장 높은 최상급 오피스를 의미한다. 강남의 파이낸스센터ㆍ파르나스타워, 광화문 D타워ㆍ센트로폴리스, 여의도 IFC서울 빌딩 등이 대표적이다.
CBRE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프라임 오피스의 공실률(0.85%)은 그 다음 상위권인 A급 오피스의 공실률(3.29%)보다 한참 낮다. 더 비싼 임대료를 지불하더라도 입지와 시설이 좋은 최상급 오피스를 주요 기업이 찾는다는 얘기다.
임 대표는 “젊은 직장인들이 코로나19 이후 ‘사무실에 꼭 나와야 하나요’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기업들이 오피스를 단순한 업무 공간이 아니라 일에 얼마나 더 몰입할 수 있게 하느냐를 주안점으로 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주요 기업일수록 인재 확보가 중요해 지면서 입지 좋은 곳에 ‘일하고 싶은 공간’을 구축하는 게 화두가 됐다”면서다.
최근 업무 공간을 리모델링한 볼보코리아의 사무실 전경. 사진 CBRE코리아
카카오의 경기 판교 사옥 ‘카카오 판교 아지트’의 로비 모습. 사진 CBRE코리아 실제 최근 1~2년 새 주요 기업이 최상급 입지의 오피스를 매입하거나 이미 사옥이 있는 대기업은 사무실 리모델링에 나서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다. 지난해 카카오뱅크는 임차 중이던 판교테크원타워를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과 컨소시엄을 이뤄 1조9000억원에 매입했다. 오피스 단일 거래로는 역대 가장 규모가 컸다. 현대차그룹은 강남역 인근 타이거318 스케일타워를 최근 2년에 걸쳐 매입해 젊은 직원이 많은 개발부문 조직을 입주시켰다. 삼성그룹도 강남 서초 사옥을 매각한 지 6년 만인 2024년 재매입했고,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은 장기간 사옥을 물색해오다 지난해 강남N타워를 인수했다.
중앙일보와 인터뷰 중인 임동수 CBRE코리아 대표. 사진 CBRE코리아 임 대표는 “오피스도 강남 아파트와 같다”며 “입지ㆍ인프라가 좋은 곳은 값이 안 떨어진다”고 말했다. 사무실도 고정 좌석 중심의 일률적인 배치를 탈피해 자율 좌석 시스템은 물론 카페 라운지를 사무실 안에 포함시키는 게 기본이 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기업들이 협업ㆍ개인 집중 공간을 어떻게 조성하고, 조명과 음향, 동선 설계까지 문의한다”며 “리모델링 후 직원 만족도가 80%를 넘을 때 업무 생산성도 20%가량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