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삼성동 '지상·지하' 싹 바뀐다
언론기사2026.01.06
① 매머드급 MICE ② 코엑스~한강 보행로 ③ 지하 교통허브
현대차 GBC 49층 3개동 건립 확정…2031년 준공
공공분야에 2조 '통큰 기여'
영동대로 개발에 60% 투입
지상에는 대규모 시민 광장
지하는 복합환승센터 개발
노후화된 종합운동장 증축

현대자동차그룹의 삼성동 신사옥 GBC 조감도

현대자동차그룹이 당초 105층 랜드마크 1개동으로 추진하던 글로벌비즈니스콤플렉스(GBC) 설계안을 49층 3개동으로 변경한 것은 단순한 층수 조정이 아니다. 공사비 부담이 큰 초고층 랜드마크 경쟁을 접는 대신 건설 속도와 주변과의 연계 개발을 앞세운 '실리형' 전략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장기간 표류했던 삼성동 개발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국제교류복합지구 전체 판도도 함께 바뀔 전망이다.

서울시는 현대차그룹의 개발 계획 변경 제안으로 시작된 GBC 사업 추가 협상을 지난달 30일 완료했다고 6일 밝혔다. 가장 큰 쟁점이었던 건물 높이와 공공기여 규모에 대해 합의하면서 2020년 착공 이후 터파기 등 초기 공정에 머물렀던 공사가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국제교류복합지구의 핵심 사업인 GBC는 현대차그룹이 인공지능(AI), 로보틱스 등 미래 모빌리티 기술을 총동원해 49층 높이의 첨단 하이테크 업무시설 3개동을 짓는 프로젝트다. 층수는 낮아졌지만 건물 높이는 242m로 여전히 '초고층 빌딩'에 해당된다. 세계적 건축가 노먼 포스터의 미래지향적인 설계·디자인을 적용해 2031년 준공되면 랜드마크급 '세쌍둥이 타워'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영동대로 개발 지상 광장 조감도.


GBC 프로젝트가 본격 가동되면서 국제교류복합지구 곳곳에서도 개발 바람이 불고 있다. 그 핵심 동력은 현대차그룹이 부담하기로 한 대규모 공공기여금이다. 현대차그룹은 개발 계획을 수정하면서 공공기여금을 기존보다 2336억원 늘어난 1조9827억원으로 확정했다. 해당 공공기여금이 국제교류복합지구 핵심 인프라스트럭처에 집중 투입된다.

대표 사례는 삼성역과 봉은사역 일대에 조성 중인 영동대로 지하 광역복합환승센터다. 약 17만㎡ 규모로 GTX-A·C노선과 지하철 2·9호선, 위례신사선 등 5개 철도 노선이 교차하는 대중교통 허브로 탈바꿈한다. 지상부 도로는 광장과 보행 공간으로 전환된다. 코엑스부터 영동대로, GBC, 탄천, 잠실 스포츠·마이스(MICE), 한강까지 이어지는 대규모 공중 보행축도 조성되는 구조다. 공공기여의 약 60%가 투입되는 매머드급 사업으로 2029년 완공하는 것이 목표다.



이와 함께 삼성동 일대에서는 연계 개발도 속도를 내고 있다. GBC 맞은편 코엑스는 지상부에 녹지 공간을 확충하는 리모델링을 추진 중이며 코엑스몰 지하에는 영동대로 환승센터와 연결되는 출입구가 설치돼 대중교통 접근성이 강화될 예정이다. 해당 사업은 지구단위계획 변경 심의를 마치고 결정 고시를 앞두고 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북측 도심항공 용지를 프라임 오피스로 개발하는 사업과 옛 한국감정원 용지를 지하 7층~지상 38층 규모의 글로벌 비즈니스 거점으로 조성하는 사업도 추진되고 있다. 특히 옛 감정원 용지 개발에는 공공기여를 활용한 공중 보행산책로와 코엑스~한강을 잇는 공공 보행통로 조성 계획이 포함돼 GBC와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코엑스 일대 개발 조감도.

현대차그룹의 공공기여금은 잠실종합운동장 리모델링 사업에도 투입되고 있다. 1984년 준공 이후 노후화된 주경기장을 6만석 규모로 증축하고, 전문 체육인 훈련시설과 시민 생활체육시설을 확충해 스포츠·문화 복합단지로 재편하는 것이 목표다. 올해 말 준공을 앞두고 있다. 탄천과 한강변 정비도 병행된다. 267m 길이의 탄천 보행교를 신설해 강남과 잠실을 연결하고 수변 공간을 정비하는 사업으로 2031년 말 완공하는 게 목표다.

서울시와 현대차그룹은 올 상반기 지구단위계획 변경과 공공기여 이행 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관련 영향 평가와 건축 변경 심의를 거쳐 2031년 준공을 목표로 한다.

GBC 사업 정상화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총 5조2400억원의 공사비가 본격 투입되며 생산 유발 효과는 건설 단계 약 18조원, 운영 단계 약 495조원 등 총 513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고용 창출 효과는 약 146만명, 소득 유발 효과는 70조원 이상으로 전망된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테헤란로 일대의 구조적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업무 거점으로 삼성역 일대가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며 "광역 교통망과 결합된 GBC 개발은 또 하나의 성장 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임영신 기자 / 한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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