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 올린다는데, 봄 재계약 어쩌나”…전셋값 2년째 고공행진
언론기사2026.01.06
이사철 앞두고 임차인들 ‘갈아타기’ 고심
부동산 규제 이후 매물 줄고 오름폭 커져
서울 송파구 잠실일대 아파트 단지.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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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동구 암사동에 사는 정아무개씨는 오는 5월 거주 중인 아파트 전세 계약 기간 만료를 앞두고 ‘전셋집 갈아타기’를 고민 중이다. 거주 중인 아파트의 전셋값 시세가 4년 전보다 2억원 이상 올랐는데, 2년 전 계약갱신청구권을 한 번 사용한 적이 있어 이번에는 시세대로 전세금을 높여주거나 다른 곳으로 이사해야 하는 처지가 됐기 때문이다. 정씨는 “4년 전 5억원대였던 전세가격이 7억원대로 오른 상황”이라며 “아파트보다는 전셋값이 낮은 주거용 오피스텔로 옮기는 방안까지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가 올해 들어서도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올 상반기 재계약을 앞둔 임차인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6일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해 2월 첫째주 이후 47주 연속 상승하며, 연간 상승률이 3.68%에 달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부동산경기가 얼어붙었던 2022년(-10.11%), 2023년(-6.94%) 2년 연속 내렸으나 이듬해인 2024년(5.23%)에 이어 지난해까지 2년 연속 반등했다. 특히 6·27 수요 대책과 10·15 부동산 대책이 나온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전반적으로 전세 매물이 감소하고 전셋값 상승 폭도 좀 더 확대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강동구 암사동 대단지 아파트인 선사현대아파트(2938가구)의 경우 이날 현재 ‘네이버 부동산’에 등록된 부동산 전세매물이 겨우 10건에 그치고, 특히 수요가 많은 전용면적 84㎡ 매물은 아예 없는 실정이다. 봄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 대란’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부동산 업계에선 최근 서울의 아파트 전세매물 감소 현상은 다세대·연립에서 촉발된 전세사기 여파로 아파트 선호도가 여전히 높은 가운데 정부의 대출·거래 규제 강화가 간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본다. 주택담보대출 규제와 토지거래허가구역 서울 전역 확대로 인해 실거주 의무가 강화되면서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가 막히고 전세시장의 매물 순환 흐름도 일부 끊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임대인들이 전세보다는 매달 고정 소득이 생기는 보증부 월세(반전세)를 점점 더 선호하는 경향도 전세난을 가중시키는 요인 중 하나다.


더욱이 올해 서울의 신규 아파트 입주물량 감소 역시 전세난이 좀 더 심각해질 것이라는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R114가 집계한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은 2만9161가구로, 지난해(4만2611가구)보다 31.6% 줄어들 전망이다. 서울의 전세 수요를 일부 흡수하는 경기·인천 입주물량도 지난해 9만4천여가구에서 8만2천여가구로 감소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전셋값이 많이 오른 곳에서 올해 상반기 재계약을 앞둔 임차인이라면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하는 게 최선이라고 조언한다. 이미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했던 임차인은 상반기에 신규 입주하는 단지나 그 주변 지역에서 전세 매물을 찾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예컨대 지난달 말부터 입주를 시작한 송파구 ‘잠실래미안아이파크’(2678가구)의 경우 전세 매물은 비교적 많지만 시세가 지역 내 최고가 수준을 보이고 있는데 반해, 인근 구축 단지인 ‘파크리오’의 전셋값은 그 여파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박원갑 케이비(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실거주 의무 강화로 인해 최근 대단지 신축 아파트가 입주할 때는 인근 구축 단지에서 새 집으로 이동하는 사람이 많다”면서 “세입자로서는 이런 ‘입주장’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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