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부활할까…“보유세 인상 없이는 매물 잠김만”
언론기사2026.01.08
한국부동산원이 지난해 서울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이 역대 최고치인 8.71%라고 발표한 지난 1일 서울 중구 남산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의 모습. 정효진 기자

윤석열 정부에서 미뤄온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제도의 유예 종료 시점이 4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이재명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시행한다고 발표하면 5월 전에 단기적으로 매물이 늘 수 있지만 보유세가 낮은 구조에서 오히려 다주택자가 팔지 않고 ‘버티기’에 들어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양도세뿐 아니라 보유세를 포함한 종합적인 부동산 세제 개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는 오는 5월 9일까지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 직후인 2022년 5월 양도세 중과를 1년간 한시적으로 배제하는 조치를 시행하고 매년 연장하면서 다주택자에게도 기본 양도세율만 적용했다.

이번에 유예가 종료되고 제도가 시행되면 조정대상지역 내 집을 팔 때 기본 양도세율인 6~45%에 2주택자는 20%포인트, 3주택 이상 보유자는 30%포인트의 가산세이을 더해진다. 지방세까지 더하면 최고 82.5%까지 늘어난다. 지난해 정부가 시행한 10·15 대책으로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지역이 조정대상지역에 지정돼 적용 대상 주택 범위도 대폭 확대됐다.

지난 2021년 5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시행을 앞두고 서울 송파구 부동산 중개업소에 관련 상담 안내가 게시돼 있다. 연합뉴스

양도세 중과의 유예냐 아니냐 갈림길에서 다주택자들은 관망하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고민이 깊어지는 상황이지만 당장 앞다퉈 매물을 내놓는 분위기는 아니라는 뜻이다. 높은 양도세를 피하려 주택을 아예 팔지 않거나 매도보다 세율이 낮은 증여(최고세율 50%)를 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시태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최근 양도세와 관련한 다주택자의 문의가 대폭 늘었다”며 “6월 지방선거 이후 보유세 인상을 추진할 수도 있다는 전망과 함께 양도세까지 중과된다면 다주택자로서는 제도 시행 이전에 집을 파는 게 유리할 수 있어서 분위기를 살피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경기도 광명의 공인중개사 A씨는 “예를 들어 주택을 처분해 1억원이 남는데 8000만원 이상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면 지금 누가 집을 팔겠느냐”라며 “주택을 보유하는 데 따른 보유세 부담이 아주 클 때나 가능한 얘기지만, 지금으로선 보유세가 인상된 것도 아니라서 다주택자들이 ‘버티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앞서 문재인 정부가 제도를 시행하면서 뒀던 11개월의 유예기간 동안 정부 기대와 달리 다주택자 매물이 시장에 거의 나오지 않은 전례도 있다.

정부는 아직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조만간 발표될 공급 대책 이후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양도세 중과 연장 여부를 검토하고 있고 아직 결정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양도세 중과만 보지 말고, 보유세 등 종합적인 부동산 세제 개편까지 크게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준호 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양도세뿐만 아니라 보유세 등 주택 세제 전반을 포괄적으로 개편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라며 “특히 지금처럼 ‘똘똘한 한채’에 투자 수요가 집중되는 상황에서 다주택자 양도세만 중과하면 장기보유 특별공제 등 고가의 1주택에 제공되는 세제 혜택과 형평성 차원에서 논란이 벌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